1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 수신료 긴급 기자회견'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 수신료 긴급 기자회견' ⓒ KBS


'수신료의 가치'를 내세운 KBS가 발등에 떨어진 불 끄기에 나섰다. 2월 임시국회 회기 중 수신료 인상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각오에서다.

KBS의 'TV 수신료 긴급 기자회견'이 2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길환영 부사장을 비롯한 KBS 관계자들이 참석해 "수신료의 가치를 감동으로 전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KBS는 지난 2011년 2월 수신료 인상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31년째 가구당 2500원으로 묶여있는 수신료를 1000원 올리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인상안은 아직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았다.

길환영 KBS 부사장은 "KBS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간방송이자 공영방송이지만, 수신료의 비중은 전체 재원의 40%에 불과하다. 나머지 60%는 광고와 기타 수익"이라며 "지금처럼 기형적인 구조로는 공영방송의 역할 수행에 한계가 있다"고 수신료 인상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국민 64%, 수신료 인상 조속히 처리돼야"

 TV수신료 인상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한 길환영 KBS 부사장

TV수신료 인상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한 길환영 KBS 부사장 ⓒ KBS


KBS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1월 9일부터 26일까지 KBS 방송문화연구소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내세워 "국민의 64%가 수신료 인상안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며 "국민 3명 중 2명은 수신료 1000원 인상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KBS는 이 설문에서 '수신료 인상이 과연 타당한가' 등 가장 기본적인 질문은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실사기관인 (주)밀워드브라운미디어리서치 측은 "KBS 수신료 인상 관련 설문조사만 한 것이 아니었고, 이는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수신료 인상) 찬반 자체는 묻지 않았다"며 "이는 지금 이슈와 무관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길 부사장은 과거 KBS 수신료 인상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던 과거 여론조사에 대해 "그 실체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길 부사장은 "(수신료 인상안이)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2월 임시국회 중 여야 소위원회가 구성되어야 한다"며 "(수신료 인상 찬반을 묻는 것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는데 초기 논의로 다시 돌아가자는 격"이라고 했다.

막상 수신료 오르면 광고 수익 포기할까

KBS는 수신료를 인상한 뒤, 난시청 지역을 해소하고 공영방송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수신료 1000원을 인상할 경우, KBS의 연 평균 수입은 2092억 원 증가한다. 일찌감치 "수신료가 인상된다면 광고를 줄이겠다"고 공언한 KBS. 절대적인 금액은 줄이지 않은 채 단순히 '비중'만 낮추는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길 부사장은 "2010년 지역 광고는 121억 원이었다"며 "이를 전면 폐지해 광고 취약 매체라고 할 수 있는 지역 언론의 활성화를 도모할 것이다. 아울러 249억 원 정도인 2라디오, 2FM 광고도 전면 폐지하고 광고를 점차적으로 축소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KBS 공영방송 수신료인상 수신료 길환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