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대만에서 열리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을 앞두고 합동 훈련에 한창인 야구 대표팀. 목표는 당연히 올림픽 진출권을 획득하는 것이지만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더욱 어려워진 올림픽 본선 직행

 

 올림픽 본선을 향한 담금질에 나선 야구 대표팀

올림픽 본선을 향한 담금질에 나선 야구 대표팀 ⓒ 한국야구위원회

두 장의 티켓이 걸려있었던 이전 예선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에 자동진출권이 주어짐에 따라 티켓이 한 장으로 줄어든 상태다. 따라서 대만이나 일본 둘 중 어느 한 팀만 잡으면 사실상 올림픽 진출이 가능했던 예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두 팀을 모두 꺾어야만 올림픽 진출 티켓을 가져올 수가 있는 것.

 

아시아 최강 팀인 일본은 물론, 이미 국제대회에서 여러 차례 한국에 쓰라린 패배를 안긴바 있는 대만의 전력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에 단 한 장 걸린 올림픽 티켓을 차지하기 위해서 가야할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한 장으로 줄어든 티켓도 문제지만 이번 대표 팀이 최상의 전력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투수진의 한 축을 맡아야 할 서재응(템파베이), 김병현(플로리다)이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상태고 타선에서도 이승엽(요미우리), 추신수(클리블랜드) 등이 부상으로 빠지는 등 해외파 선수들 상당수가 대표 팀에 합류를 하지 않았다.

 

국내파 중에서도 최희섭(KIA), 구대성(한화) 등이 컨디션 저하와 부상으로 인해 대표팀에서 빠진 상태다. 투타에서 모두 예전에 비해 중량감이 현격하게 떨어진 상태라는 것도 이번 대표팀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현재 상황만을 놓고 봤을 때 이번 올림픽 예선에서 주어진 한 장의 티켓을 차지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패자부활전에 해당하는 내년 3월 세계 예선에서 3위 안에 드는 것을 기대하기는 더욱 힘들다. 만일 우리 대표팀이 이번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세계예선에서 3장의 티켓을 놓고 멕시코, 캐나다, 호주 등의 강자들과 이번 아시아예선에서 떨어진 팀 가운데 다른 한 팀 등 8개 팀과 더욱 어려운 싸움을 해야만 한다. 이번 아시아 예선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이유다.

 

승부수는 업그레이드 된 '지키는 야구'

 

대표팀을 맡고 있는 김경문 감독은 선발 투수 자원이 상대적으로 빈약하고 중량감 있는 거포가 부족한 우리 대표팀이 일본과 대만을 꺾을 비책으로 승부처에서 번트와 같은 작전을 수시로 구사하며 착실한 득점을 올리는 '스몰볼'을 제시한 상태다.

 

화끈한 홈런포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당연한 선택이다. 특히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는 점에서 훈련기간 동안 조직력을 끌어올린다면 충분히 걸어볼만한 승부수이기도 하다.

 

그리고 작전야구와 함께 또 하나 기대를 걸어볼 만한 것이 바로 대표팀 수석코치를 맡고 있는 선동열 감독의 '지키는 야구'다. 대표팀 투수운용에 관한 전권을 부여받은 선동열 감독은 보다 업그레이드 된 지키는 야구를 선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비록 올 시즌 삼성은 열악한 타선과 선발진 덕분에 지키는 야구로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지만 대표팀은 상황이 다르다. 아무리 이전에 비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국내 최고의 타자들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최악의 득점력 빈곤을 겪었던 삼성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지키는 야구의 맹점으로 지적됐던 '지킬 점수'를 뽑아 줄 수 있는 전력인 것. 바로 선동열 감독의 업그레이드 된 지키는 야구가 빛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 셈이다.

 

여기에 선발 자원이 부족한 대표팀의 상황도 불펜 중심의 지키는 야구를 할 수 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아직 최종 엔트리가 확정된 상황은 아니지만 확실한 선발 자원이었던 김병현, 서재응이 빠져있는 상황에서 오승환, 권혁(이상 삼성), 정대현(SK), 한기주(KIA), 류택현(LG) 등 연투가 가능하고 불펜 경험이 많은 이들은 대표팀의 '지키는 야구'를 이끌 선봉장 들이다.

 

대표팀은 12월 1일 대만, 2일 일본, 3일 B조 1위 팀 등과 차례로 만나게 된다. 쉽지 않은 본선 티켓 싸움이 될 전망되지만 대표팀의 또 다른 무기인 업그레이드 된 '지키는 야구'로 난관을 극복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07.11.04 11:28 ⓒ 2007 OhmyNews
선동열 베이징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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