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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영일
오랜만에 새 앨범으로 팬들 곁에 찾아온 가수 박혜경을 1일 서울 강남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만났다. 1년 3개월만에 6집 <아마란스>를 발표한 박혜경. 그녀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을까.

"특별한 건 없었고요. 전 소속사와의 분쟁 때문에 소송하느라 좀 정신없었죠. 남들 하는 것처럼 지냈어요. 앨범 준비는 그렇게 오래 하지는 않았어요. 그밖에 영어나 일어 같은 어학공부도 좀 했습니다."

1년 3개월 만에 돌아온 박혜경

그녀에게 6집 앨범 소개를 부탁했다.

"제가 벌써 데뷔 9년 차가 됐어요. 하면 할수록 고급스럽고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보다는 내가 만약 다시 솔로로 나온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처음 가수가 됐을 때처럼 풋풋하고 얘기하고 싶은 게 많은, 에너지가 많은 앨범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가수들은 앨범의 타이틀곡을 선정하는 데 무척 고심한다.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에 애착이 강하지만, 타이틀곡과 후속곡 몇 곡 외에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란스>의 타이틀곡인 '예스터데이'는 어떤 이유로 다른 곡들을 제치고 타이틀에 선정됐을까.

"여러분이 들으시기에 다른 곡들이 더 귀에 쏙 들어오실 수도 있을 거예요.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면서 따뜻한 느낌을 가질 수 있는 노래를 타이틀로 하자고 생각했어요. 그동안 제 노래가 너무 강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앨범을 내놓은 지 한 달 정도 지났는데 반응은 좋은 편이다. 그녀 자신도 많은 기대를 했을 것 같다. 그러나 그녀의 생각은 달랐다.

"저라는 사람이 앨범을 내면 많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이제는 앨범을 내고 반응을 살피고 이럴 때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신인 때보다는 훨씬 담담해졌다고 할까요."

"내 노래는 사랑과 이별 보다는 꿈과 희망"

ⓒ 강영일
다음은 그녀와 나눈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데뷔 9년 차에 6집을 냈으니 자연스레 중견가수가 되셨는데, 요즘 신인가수들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얼마 전에 SG워너비 쇼케이스에도 게스트로 출연하셨는데요.
"그 친구들을 보면서 특별한 건 못 느꼈어요. 얼마 전에 마돈나가 인터뷰를 하면서 '요즘 가수들에 대해 나한테 물어보지 말아라, 나는 할 말이 없다'는 얘기를 했는데 저도 마찬가지예요. 그들이 나쁘던 좋던 생각하지 않아요.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있는 거고, 혹시 나쁘다고 해서 비난할 필요도 없고요."

- '박혜경'하면 떠올려지는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이 있는 반면, 이제 변화를 줄 때도 되지 않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본인의 생각은 어떤지.
"저한테 변화를 추구하라는 사람을 아직 본 적이 없어요. 이제까지 늘 똑같은 것만 하지도 않았고요. 히트곡만 해도 '주문을 걸어' '고백' '하루' 등 같은 것은 하나도 없는데 제 목소리 색깔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목소리를 기억해서 그렇게 느끼는 것 뿐이죠. 보통 발라드풍의 히트곡 일색인 가수들하고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 이번 앨범 수록곡 11곡 중 6곡을 직접 작사하셨는데, 보통 글을 쓸 때는 어디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인가요.
"주로 상상을 많이 해요. 경험은 아니고요. 그 전에는 앨범 전체를 거의 다 직접 작사를 했어요. 제 가사는 사랑과 슬픈 이별에 관한 것보다는 꿈과 희망에 대한 것이 더 많죠. 사랑 이야기를 해도 다른 (다른 가수들의 가사와) 접근방식이 다른 것 같아요."

- '빨간 운동화' '고백' '주문을 걸어' 등 히트곡이 많은데, 특히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애착이라고 표현하면 다른 곡들에 대해 애착이 없다는 게 되니까 '이 곡은 참 좋다'라고 할게요. 참 많은 것 같아요. '고백'이야 워낙 대표곡으로 알려져 있고, 'Rain' 등 좋아하는 곡은 다 말할 수 없죠."

- 혹시 히트는 하지 못했지만 유독 아끼는 곡은 없나요.
"당연히 있죠. 워낙 타이틀곡이 좋아서 거기에 가려 빛을 못 본 곡들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이 많죠. <안녕> 앨범에 수록된 '잔소리'도 그런 곡이고요. <하루>라는 앨범에 들어있던 '애원'도 참 좋은 곡이죠. 그런 곡들도 타이틀곡으로 선정만 됐으면 세상에 많이 알려졌을 거예요."

ⓒ 강영일
- 아무래도 이제 주위에서 결혼에 대해 얘기를 많이 들으실 나이가 됐는데요. 남자친구를 마지막으로 사귀신 게 언제인가요.
"주위에서는 아무도 그런 얘기를 안 하는데 제가 많이 생각을 하고 있어요. 결혼을 해야 되는 건지 안 해야 되는 건지 하고요. 그렇다고 결론을 내린 건 아니고요. 약 1년 전에 일본 남자친구하고 헤어졌어요."

-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톱스타에게 대시 받았다'고 고백하셨는데, 그 얘기 좀 자세히 해주시죠.
"뭐 얘기할 게 없어요. 그 인터뷰에는 음악에 열중하느라고 그랬다고 돼 있는데, 그게 아니고 제 자신이 그 사람에 맞출 수가 없다고 생각해서 안 만난 거예요. 그 사람은 너무 멋있고 화려한 사람인데 저는 시골출신이라 멋있는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재주가 없어요. 전 소박한 걸 좋아하고 그런 게 어울리거든요."

- 그럼 박혜경씨도 관심이 있었단 말씀이시네요.
"관심이 없을 수가 없죠. 그러나 금방 끝이 보이는데 시작하면 안 되잖아요."

- 그 분이 가수셨나요?
"아니오. 배우였어요."

"뮤지컬도 계속 해보고 싶어"

- 박혜경씨는 특유의 노래처럼 맑고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인 것 같아서, 이상형 또한 무척 독특할 듯한데요.
"노래에 맑고 순수한 게 많이 표현되는 이유는 제 정서가 어둡고 우울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제 남자친구가 건전하고 밝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 '세 친구'에 대해 물어보죠. 엄지원·윤손하씨, 그리고 김다래씨랑 가장 친하다고 알고 있는데요. 언뜻 생각하면 그림이 잘 그려지지가 않거든요.
"손하는 저랑 성격이 많이 비슷해요. 소박하고 생활환경도 그렇고 흔히 생각하는 '연예인스럽지' 않은 그런 부분이 정말 닮았어요. 패션쇼 같은 자리도 협찬을 받아 마지못해 가면 사진기자들이 와서 카메라 들이대고 그러면 당혹스러워해요. 다래는 사실 성격이 맞는 친구라기보다는 제 음악을 저보다 더 사랑하는 친구예요.

요 며칠 전에도 일본에서 전화를 걸어왔는데 제 노래를 부르면서 통화를 하곤 해요. 사랑하는 친구고 그 친구가 일본에 간 이후에 병이 났을 정도예요. 요즘에는 홍석천씨나 소유진씨하고도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가수친구는 없어요."

-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에서 주인공 역을 연기했잖아요. 특히 강효성씨와 같이 캐스팅돼서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제 성격이 대범한 건지 대찬 건지 아무튼 부담감은 없었어요. 저하고 굉장히 맞닿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용기 있게 해냈어요."

- 앞으로도 좋은 작품이 있다면 뮤지컬을 계속 해보실 의향이 있는지.
"원래 가수하기 전에 뮤지컬을 했으니까 당연히 해보고 싶은 분야예요. 제 안에 내재된 끼가 있다면 더 나이 먹기 전에 표현해 보고 싶어요".

ⓒ 강영일
- 아무래도 연예인들은 사생활을 침해당하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화려한 면이 있는 반면 많이 외롭기도 할 텐데요. 지치고 힘들 때 이겨내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연예인들은 불이익을 당해도 말하고 못하고 참아야 하잖아요. 어렸을 때는 삭히고 손해보고 그랬는데, 요즘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남들 하는 것처럼은 해요. 싸우기도 하고 욕도 하고 억울하면 말하기도 하고요. 그런 것 때문에 소송을 하게 돼서 시끄러운 가수가 되긴 했는데... 누군가 노래를 잘 하는데 뭐가 그렇게 겁이 나냐고 말해줬어요. 그게 저한테 힘이 돼준 거죠.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을 때는 집을 꾸미면서 많이 푸는 편이에요. 혼자 벽지 바르기도 하고 집에 화초도 많고요."

"내 노래 들으며 행복한 미소 지었으면"

- 공연도 많이 보러 다니시나요?
"공연이나 영화도 많이 보러 다니죠. 교보문고 같은 데 가서 책도 많이 보고 글도 쓰기도 하고요."

- 최근에 보신 영화 중에 추천할 만한 게 있다면.
"<오만과 편견>이라는 영화가 정말 괜찮았어요. 그걸 책으로도 읽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책보다는 영화가 훨씬 좋았어요."

- 음악을 통해 대중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전달하고 싶은 게 그 때마다 다르지만 가수가 노래만 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신이 세상에 준 축복 가운데 하나가 노래하는 사람이라고 보거든요. 옛날에는 제가 노래를 잘 하기 때문에 가수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운명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제가 세상을 살면서 해야 하는 의무인 것 같기도 하구요. 노래는 세상과 소통하는 대화라고 생각해요."

- 앞으로의 활동계획을 소개해 주시죠.
"5월과 6월에는 아무래도 TV에서 많이 뵐 수 있을 거 같아요. 제 생각 같아서는 그동안 못해봤던 쇼프로그램에도 나가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더 적극적으로 대중들하고 대화를 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 콘서트는 언제 하시나요?
"5월 12일에 쇼케이스를 하구요. 7월부터는 전국투어를 할 거 같아요. 그리고 올 하반기쯤에는 유럽이나 북미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제 팬 여러분들은 늘 그 자리에 있어준다고 생각해서 가족 같고 참 편안하게 느껴져요.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제 노래를 들으며 미소를 지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행복하세요."

덧붙이는 글 | 맛있는 음식과 멋스런 풍경사진을 테마로 하는 제 홈피 '멀리서 바라보다 뜨겁게 사랑하기' 
(http://blog.naver.com/grajiyou)에도 올려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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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고 대자연을 누리며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평생 살다 제주에서 1년 반,포항에서 3년 반 동안 자연과 더불어 지내며 대자연 속에서 깊은 치유의 경험을 했습니다. 인생 후반부에 소명으로 받은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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