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축구의 거장 히딩크 감독이 우리나라 월드컵 축구 대표팀의 감독이 되었다. 계속해서 세계축구와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표류하는 우리나라 축구현실로, 축구계가 위기의식을 느껴 외국인 감독 영입이라는 전략으로 그 탈출구를 잡은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이미 국내의 많은 축구팬들이 알다시피, 지난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조국 네덜란드를 이끌며 예선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을 5 대 0으로 대파했던 인물이다.

그의 이번 한국행은 이런 사실을 잘 아는 네덜란드 국민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대한축구협회는 그가 우리나라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는 대가로 역대 어느 감독보다도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었다.

2002년 6월까지의 계약기간 동안 받는 급여는 40억여원 가량이고, 전용차(그랜져 XG)와 그에 딸린 운전기사, 자유로운 활동을 위한 통역과 핸드폰, 그의 임기가 만료될 때까지 묵을 호텔 스위트룸 제공 등 그를 위한 대우는 정말 파격적이다. 그리고 그의 감독직 임무수행을 위해 그와 손발이 맞는 코치 두명까지 국내로 데리고 들어왔다.

그만큼 우리나라 축구계가 그에게 거는 기대치가 크다는 것을 반영해준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일이 있다.
외국인 감독을 영입했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나라 축구가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를 어렵게 선임한 이상 우린 그의 축구관을 믿고, 그에게 최대한의 도움을 주어야 한다. 자칫 불협화음이 생긴다면 계획했던 모든 청사진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얼마 남지 않은 월드컵을 앞두고 선임된 히딩크 감독을 통해 우리나라 축구계가 최대한 그를 활용하여, 국내 축구계의 발전을 얼마만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봐야 하겠다.

엄청난 투자비용을 들인 만큼 우린 그를 통해 축구협회가 어떻게 우리나라 축구의 방향을 이끌어 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1-01-12 17:22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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