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보이즈 인 더 밴드> 공연사진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작품의 시간적 배경이 되는 1960년대 어느 날은 '해롤드'의 생일이다. 해롤드는 동성애자이면서 마약 중독에 시달리고 있다. 마이클과 해롤드를 비롯한 동성애자 친구들은 해롤드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다.
앞서 해롤드의 특징을 굳이 언급한 까닭은 연극에 등장하는 7명의 동성애자들이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것은 흔히 미디어에서 동성애자에게 씌우는 편견의 이미지, 예컨대 높은 톤의 목소리나 특유의 말투, 제스처가 동성애자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는 듯하다.
물론 특유의 말투와 제스처로 수다 떠는 걸 즐기는 '에머리'라는 인물도 등장하긴 한다. 하지만 이외에 집 주인인 마이클은 여전히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어하며 자기 혐오에 빠져있고, 또 누군가는 멀끔한 직업과 맵시를 애써 유지하며 다수자 중 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동성애자이며, 다른 친구들 역시 각자만의 고민과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마이클의 대학 시절 룸메이트이자 아내와 자녀가 있는 '앨런'이라는 인물이 생일 파티가 열리는 마이클의 집을 찾아오면서, 동성애자 친구들 간의 차이는 분명해진다. 마이클은 아직 앨런에게 커밍아웃을 하지 않았기에 친구들에게 조심해달라고 부탁하는데, 누군가는 동조하는 반면 다른 누군가는 얼떨결에 성향을 드러낸다. 또 다른 친구는 대놓고 앨런과 부딪히기도 한다.
연극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차이'는 우리 사회가 그동안 소수자 집단을 하나의 동질적인 대상으로 바라보진 않았는지 질문하게 한다. 편견이 덧칠된 이미지로 소수자를 묘사하고, 그렇게 소수자에게 '소수자다움'을 강조하진 않았는지 묻게 한다.
'Who I Am?'이라는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