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K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외딴 호텔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일들
영화는 어째서 슈왑이 이 작품을 오래도록 품고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요소로 가득하다. 고독한 어느 마술사 미스터 K가 어느 외딴 호텔을 찾아 하룻밤을 묵으려던 가운데, 이 공간이 마치 생명을 갖고 있는 미지의 존재처럼 그를 가둔다는 게 주요 얼개다. 말하자면 이해할 수 없는 공간에 고립된 인간이 탈출하려 발버둥치는 미스터리 판타지 영화로, 다른 영화에선 좀처럼 만날 수 없는 독창적 착상으로 가득 찬 독특한 작품이 되겠다.
미스터 K가 호텔에 체크인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부터 예기치 않은 사건이 거듭된다. 우선 호텔방 바닥에 웬 키 큰 사내가 엎어져 있다. 깜짝 놀라 그를 쫓아 보낸 K는 혹시나 방의 다른 곳을 뒤지기 시작한다. 또 다른 이가 제 방에 숨어들어 있을까 염려해서다. 역시나, 장롱 문을 여니 웬 여자가 숨어 있다 황급히 뛰쳐나간다. K가 기겁한 건 물론이다.
이상한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방을 나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는데 갑자기 벽에 이상한 구멍이 하나 나고 그곳에서 갑자기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악단을 연상시키는 이들은 통일된 복장을 하고 악기를 연주하며 K를 향해 걸어온다. K가 황급히 자리를 피한 끝에 겨우 그들을 따돌리지만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지를 이해할 수는 없다.
마술도구가 잔뜩 든 가방 또한 사라진다. 가방을 어느 아이가 들고는 내뺀 것이다. 그런데 아이가 들어간 방문을 열어젖히니 그곳은 좁은 창고에 불과하다. 한 눈에 보아도 아이가 숨어있을 공간이 없는 것이다. 같은 곳으로 아이 말고도 다른 이들이 들어가지만 열어보아도 여전히 비좁은 공간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