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2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응급실 진료 지연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 응급의료 체계에 대한 취재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PD수첩 >에서 의료 공백과 관련한 아이템을 다룬 건 이번이 세 번째예요.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응급의료가 무너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죠. 지금 시점에서는 '응급의료 체계'를 중심으로 의정 갈등 상황을 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또 정부와 의료 현장의 인식에 너무 큰 괴리가 있기도 해서 먼저 의료 현장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도 했죠."
- 7월 응급실에 늦게 도착해 사망한 엄아무개씨 사건으로 방송이 시작되던데, 구성 의도가 궁금합니다.
"'응급실 뺑뺑이'의 많은 사례가 이미 뉴스로 보도됐어요. 그렇지만 가장 익숙한 사례부터 이야기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엄씨 같은 경우는 너무 안타까운 사례이기도 하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의 면면이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경우이기도 했어요."
응급 환자는 처음에 괜찮아 보일지라도 언제 어떻게 상태가 악화될지 몰라요. 그래서 가능한 한 빨리 응급 처치를 하고 치료를 받는 일이 중요하다는 게 상식이에요. 엄씨 같은 경우 처음에 의식이 명료했지만 10개 병원에서 응급실 수용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으며 시간이 흐르고 마지막 병원에 도착할 때쯤에는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어요."
- 유족들을 인터뷰하기도 어려웠을 것 같아요.
"이번에 인터뷰를 해주신 분들이 다 그랬던 것 같아요. 물어보지 않아도 일상에서 계속 그때 생각이 떠오르고 괴로울 테니까요. 항상 인터뷰할 때 죄송한 마음이 한편에 들어요.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방송을 하고 나면 다른 때보다 더 힘든 것 같아요. 그럼에도 이야기해 주시는 분들은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이런 문제가 누군가에게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 예전에도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있었다고 하잖아요.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떤가요?
"'응급실 뺑뺑이'는 예전에도 있던 문제예요. 하지만 이송 현장, 의료 현장에 있는 분들은 지금처럼 심하지 않았다고 해요. 심지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도 발열 환자와 관련해서만 그런 일을 겪었지 지금처럼 전반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고도 했고요. 지금은 어느새 익숙한 뉴스가 돼버렸잖아요."
- 방송을 보니 경남 창원에서 서울에 있는 병원까지 전화가 온다던데.
"맞아요, 그런데 구급대원들은 이미 지방에서 수도권 지역의 병원까지 이송 문의를 하는 게 그렇게 듣기 어려운 이야기가 아닐 거라고 했어요."
- 창원에 있는 환자가 서울까지 가려면 그만큼 시간이 걸리니 위험할 것 같아요.
"맞아요. 응급인데 굉장히 먼 곳의 병원으로 가야 하니, 응급상황에 가장 중요한 빠른 이송과 처치를 어느 정도 포기하는 거죠.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긴 거고요."
"의료대란 총체적 문제, 응급실 통해 드러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