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는 일주일 늦게 개봉한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에 밀려 2009년 여름 시즌에 장기 흥행을 하지 못했다.
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
예고와 예대를 졸업하며 젊은 시절부터 예술에 조예가 깊었던 신정원 감독은 지난 2001년 이글파이브에서 솔로로 변신한 리치의 1집 타이틀곡 <사랑해, 이말 밖엔>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다. 당시 <사랑해, 이말 밖엔>은 노멀버전과 허무버전 1, 2, BL버전 등 무려 4개의 엔딩이 있는 '멀티엔딩 뮤비'로 주목받았다. 이후 신정원 감독은 윤제균 감독의 <색즉시공>과 <낭만자객>에서 시각효과를 담당했다.
드라마 타이즈로 구성된 임창정의 <슬픈 혼잣말>, <소주 한잔>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하며 경험을 쌓은 신정원 감독은 2004년 갓 서른이 된 젊은 나이에 영화 <시실리 2km>를 연출하면서 장편 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공포와 코믹이 묘한 조화를 이룬 영화 <시실리 2km>에는 현재 대배우가 된 김윤석을 비롯해 박혁권과 우현, 최원영 등 관객들에게 익숙한 배우들이 대거 조연으로 출연했다.
데뷔작을 통해 20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신정원 감독은 약 5년의 공백 끝에 2009년 7월 신작 <차우>를 선보였다. 박혁권을 제외한 주요 배우 대부분이 교체된 <차우>에서 신 감독은 공포와 코미디, 괴수물,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해 특유의 묘한 장르를 만들었다. <차우>는 전국 179만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했지만 천만 영화 <해운대>에 밀려 장기 흥행에는 실패했다.
<시실리 2km>와 <차우> 사이에 5년의 공백이 있었던 그는 3년이 지난 2012년 3번째 영화 <점쟁이들>을 들고 나왔다. 신정원 감독이 연출한 4편의 영화 중에서 유일하게 신 감독이 각본을 쓰지 않았던 <점쟁이들>은 무속과 오컬트를 조합한 코믹 호러 영화로, 감독 자신의 색깔을 더욱 강하게 입혔다. 하지만 관객 수 95만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다.
지병으로 간경화를 앓던 신정원 감독은 2019년 이정현과 김성오, 양동근, 서영희 등 개성 있는 배우들이 출연한 신작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을 연출했다. 하지만 그의 신작은 코로나19로 인해 극장가가 침체에 빠진 2020년 9월에 개봉해 전국 10만 관객에 그쳤다. 그리고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을 유작으로 남긴 채 2021년 12월 패혈증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