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속 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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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엄마 '미숙'를 보니 떠오른 엄마가 있다. 미국 엄마 '에블린'다. 그 역시 모성애가 말썽이다.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속 에블린(양자경 분)은 세탁소를 운영하며 근근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오랜만에 찾아온 딸 '조이(스테파니 수)'는 자신의 여자 친구를 데려와 할아버지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한다. 조이가 여자 친구의 손을 잡고 할아버지에게 향하자 에블린은 끼어들어 "조이의 아주 친한 친구"라고 소개한다.
엄마의 행동에 실망한 조이는 좌절 하며 '나의 존재를 엄마가 부정한 것'이라 말한다. 그렇게 조이는 떠나고, 홀로 남은 에블린은 남편의 손에 이끌려 다중 우주 세계에 휘말린다. 그곳에는 딸의 얼굴을 가진 악인이 세계를 망치려 하고 있다. 에블린은 그를 처단하면서 딸이 지닌 상처와 마주한다.
신기하게도 <엄마친구아들>의 석류, 그리고 영화 속 조이가 각자 엄마에게 바란 것은 닮았다. 석류는 남들 다 그렇게 산다는 미숙의 말에 "남들 다 그래도 엄마는 내 마음을 알아주면 안 되냐"며 "그냥 '고생했다'고 말해달라"고 한다. 자신을 이해해달라는 석류처럼 조이 또한 "너무 오랫동안 갇혀 있었다. (엄마가) 내게 다른 길도 있었다는 걸 알려줬으면 했다"고 말하며 자신의 성 정체성과 상처를 알아달라고 한다.
모든 딸은 엄마에게 이해받기 원할 것이다. 나와 가장 닮은 당신만이 알아줄 수 있기에 딸은 엄마의 무한한 사랑에 앞서 이해와 인정을 갈구한다. 그래서 번아웃을 겪는 석류는 한국으로 향하고, 동성애자인 조이는 엄마에게 가장 먼저 애인을 소개한 것 아닐까. 세상이 우리를 오답이라 평가할 때 사랑이란 정확한 채점지로 다시 점수 매길 사람. 그건 엄마만이 가능하다.
그 어려운 일을 두 엄마가 해냈다. <엄마친구아들>의 미숙은 딸이 오랫동안 한국에 머물기를 바라며 말없이 창고를 따뜻한 방으로 바꾼다. 영화 속 에블린은 "규칙 따위 없어, 너에게 갈 거야!"라며 고장 난 세계를 구하고 딸에게 향한다.
신은 일일이 보살필 수 없어 자신을 대신할 어머니를 보냈다고 했지만, 그건 오만이다. 신은 결코 엄마를 대신할 수 없다. 나처럼 부족하고, 부끄러운 존재를 껴안을 수 있는 건 완벽한 신이 아닌 나만큼 부족한 엄마만이 가능하다. 마치 활화산 같은 미숙이 '돌아이' 석류를, 지나치게 현실적인 에블린이 이상적인 조이를 위로하듯 말이다.
tvN <엄마친구아들>은 소꿉친구 로맨스와 함께 동네 이야기를 담겠다며 초반부터 다양한 등장인물을 소개하고 있다. 과연 사람 냄새 나는 로맨틱 코미디는 가능할까. 적어도 현실적인 모녀 관계를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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