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딴 한국 박태준이 태극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태권도의 '신성' 박태준이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박태준은 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를 라운드 점수 2-0(9-0 13-1)으로 꺾고 우승했다.
한국 태권도가 이 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처음이다. 2012 런던 대회에서 이대훈의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대회(2021년 개최)에서 김태훈과 장준이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고 도쿄 대회에서 처음으로 '노골드'의 굴욕을 당했던 한국 태권도는 박태준의 활약을 앞세워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이후 8년 만의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이다. 2008 베이징 대회 손태진(68㎏급), 차동민(80㎏ 초과급) 이후 끊겼던 한국 남자 태권도의 금맥도 16년 만에 다시 터졌다.
58kg급 금메달 한 풀었다
마고메도프는 세계랭킹 26위로 박태준(5위)보다 한 수 아래였으나, 준결승에서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비토 델라킬라(4위)를 제압하고 올라온 이변의 주인공이었기에 결코 방심할 수 없었다.
박태준은 1라운드 시작부터 몸통을 정확히 공격하며 2-0으로 앞섰다. 경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았다. 두 선수가 서로 공격하다가 정강이끼리 부딪쳤고, 마고메도프가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상대 감점으로 1점을 더 얻은 박태준은 연달아 몸통 공격에 성공하며 7-0으로 달아났다. 마고메도프가 여러 차례 주저 앉아 치료받으면서 경기가 중단된 끝에 박태준이 9-0으로 1라운드를 잡았다.
마고메도프는 부상을 참고 2라운드에 나섰으나, 절뚝이는 다리로는 박태준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박태준은 거침없이 공격하며 점수를 쌓았고, 뒤돌려차기를 상대의 머리를 공 정확히 꽂아 넣으며 한 번의 공격으로 5점을 따냈다.
박태준이 13-1로 앞서 나가며 사실상 승패가 확정되자 마고메도프는 또다시 쓰러졌고, 더 이상 경기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기권하면서 박태준의 승리가 확정됐다.
박태준은 상대 선수를 걱정하느라 마음껏 기뻐하지도 못했다. 마고메도프가 코치진의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간 뒤에야 박태준은 태극기를 펼쳐 들고 금메달의 감격을 만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