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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상 복싱 대표팀 감독 "한국 복싱 다시 일으켜 세울 것"

대표팀 6개월 만에 올림픽 참가... 12년 만에 메달·여자 첫 메달 성과

24.08.06 09:51최종업데이트24.08.0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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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상 한국 복싱 대표팀 감독이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전 한국 임애지와 튀르키예 하티세 아크바시의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김호상 한국 복싱 대표팀 감독이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전 한국 임애지와 튀르키예 하티세 아크바시의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 연합뉴스

 
"많은 복싱인이 고맙다는 연락을 해왔다. 그만큼 복싱이 이번 올림픽에서 절실했는데 임애지 선수가 큰일을 해줘서 한 걸음, 두 걸음 다시 복싱을 일으켜 보고자 한다."

김호상(53) 복싱 국가대표 총감독은 마산대를 정상으로 이끈 리더십으로 프랑스 파리 올림픽에서 임애지(25·화순군청)와 함께 한국 여자 복싱 최초로 올림픽 메달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그는 경기 판정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표현하면서도 임애지에게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준결승이 끝난 직후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임애지 선수가 힘든 시점에 한국 복싱이 다시 부흥할 수 있도록 좋은 성적을 내서 너무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감독은 경남을 대표하는 복싱인이다. 창원 내서초등학교 5학년 때 복싱에 입문해 창원중-경남체고-경남대를 거치며 각종 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1989년부터는 짧게 국가대표도 경험했다. 1992년 창원 양덕중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그해부터 1994년까지 전국소년체전에서 3년 연속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당시 지도한 김형규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기도 했다. 2004년에는 마산대 복싱부를 창단해 이끌었다. 지도력을 인정받아 지난 2월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고, 반년 만에 한국 복싱에 반등 발판을 마련했다.

김 감독은 파리 올림픽에서 임애지와 역사를 써내려 갔다. 부임 당시 1차 목표는 올림픽 출전권 확보였고, 2026년 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중장기 목표로 뒀다. 4월 태국에서 올림픽 출전권 2장을 확보했을 때도 올림픽 1승을 목표로 잡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한국 여자 복싱은 올림픽에서 단 1승도 하지 못했었다.

한국 여자 복싱 최초 올림픽 메달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에서 튀르키예 하티세 아크바시에게 패한 한국 임애지가 한순철 코치, 김호상 한국 복싱 대표팀 감독의 위로를 받고 있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에서 튀르키예 하티세 아크바시에게 패한 한국 임애지가 한순철 코치, 김호상 한국 복싱 대표팀 감독의 위로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달 31일(한국시각)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54㎏급 16강에서 반전이 시작됐다. 임애지가 타티아나 레지나 지 헤수스 샤가스(브라질)를 4-1로 제압하며 역사적인 첫 승을 올린 것이다. 이어 2일 8강에서는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콜롬비아)를 3-2로 누르고 준결승에 올랐다. 비록 준결승전에서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에게 2-3으로 패하며 결승 링에 오르지 못했지만, 경기 내내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국민에게 감동을 전했다.

임애지 동메달 획득으로 한국 여자 복싱 최초 올림픽 메달이라는 역사를 썼다. 더불어 한국은 2012년 런던 올림픽 한순철(남자 60㎏급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복싱에서 메달을 수확했다.

암흑기의 한국 복싱이 결실을 맺은 데에는 김 감독이 선수들에게 전한 진심이 한몫을 했다. 그는 "'감독이 대표팀에 들어온 이유가 있을 것이고, 너희들도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호소 아닌 호소도 했다"며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그런 간절함을 강조했고 선수 성향에 따라 맞춤 훈련을 시킨 게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올림픽에서 값진 성과를 거둔 김 감독은 만족하지 않고 2년 뒤 열리는 아시안게임을 바라봤다. 김 감독은 "다음 도전은 2년 뒤 열리는 나고야 아시안게임"이라며 "지금 대표팀 선수들이 나이가 많은데 장기적으로 2년, 4년 후를 보기 위해 젊은 선수들을 발굴하고 육성해 한국 복싱의 미래를 만드는 게 최고 목표"라고 밝혔다.

대표팀에 몸담은 그는 경남 복싱에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한국 복싱 대표팀에는 김 감독을 비롯해 이옥성·김정주 코치 등 경남 출신 지도자가 많다. 두 코치는 모두 진주 출신으로 이 코치는 2005 몐양 세계선수권 금메달, 김 코치는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04 아테네·2008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다만, 현재 경남 선수들은 국제대회에서 큰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경남 출신 지도자들이 대표팀에 있고 좋은 선수들도 많은데 대표팀에 경남 선수가 많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며 "경남 선수들이라면 누구보다 관심을 두고 같이하고 싶은 마음이다. 경남복싱협회가 좋은 선수들을 길러낼 수 있게 화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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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와 기사제휴 협약에 따라 경남도민일보가 제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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