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과 울버린스틸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꺼져가는 불길 되살리려는 디즈니의 간절함
디즈니가 인수한 20세기 폭스의 유산들도 이곳에 흩뿌려져 있다. 20세기 폭스의 로고는 물론, <혹성탈출> 시리즈를 비롯해 20세기 폭스가 제작한 명작들의 상징이 폐허 가운데 박혀 있는 것이다. 현실과 영화를, 또 한 우주와 다른 우주를 오가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이야기가 데드풀이란 독특한 캐릭터와 어우러져 영화적 흥미를 전한다.
또 한편으로 상시적 멀티버스 설정이 가질 밖에 없는 문제, 즉 쓸모없는 캐릭터들의 폐기처분과 주목받지 못한 캐릭터들의 의미를 찾는 과정을 동시에 진행한다. 또 동일한 캐릭터가 수많은 우주에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최악의 울버린의 가치를 찾는 것으로 그를 정돈하려 든다. 이 과정이 충분한 효과를 거두었는지와 별개로 한 번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했을 기획이란 점은 분명하다 하겠다.
여러모로 <데드풀과 울버린>은 주어진 과제를 성실하게 이행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멀티버스의 채택이 남긴 독성을 최대한 해독하려 시도하는 한편, 무너져버린 흥행의 흐름도 최대한 되살리려 든다. 박수칠 때 떠난 울버린의 캐릭터를 망치면서까지 시리즈를 구하는 것,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주요한 목표다.
나는 그 목표가 완수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그를 시도했다는 것, 드디어 제가 가진 문제를 알고 정면으로 해소하려 들었다는 것, 나는 그로부터 이 덩치 크고 답은 없는 시리즈의 가능성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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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