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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단골 한우집, 불법 영업에도 총리 표창... 적절한지 의문"

[이영광의 '온에어' 318] 강민수 <뉴스타파> 기자

24.07.21 18:09최종업데이트24.07.2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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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단골 한우집 의혹에 대한 뉴스타파 보도한 장면
윤석열 대통령 단골 한우집 의혹에 대한 뉴스타파 보도한 장면뉴스타파
 
지난해 7월 <뉴스타파>는 검찰의 업무추진비 기록을 받아 분석하던 중 문재인 정부 초기 서울 중앙지검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쪼개기 계산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국민권익위원회는 "문제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해당 한우집 사장이 윤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천만 원을 후원한 것이 드러났다. 올해 3월 한우집 사장은 모범납세자로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이에 <뉴스타파>는 지난 15일 보도에서 총리 표창과 관련한 의문을 제기했다. 

국세청의 모범 납세자 선정 계획과 기준은 '언론 보도 소송 민원 제기 등의 논란이 있어 포상이 합당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자는 포상 추천해서 제한한다'라고 명시한다. 지난해 9월 <인천일보>가 해당 한우집이 옥외 영업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보도했고, 이후 성남시의 시정명령 받았다. 한우집과 관련한 의혹을 더 듣고 싶어 지난 17일 <뉴스타파> 강민수 기자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강 기자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관할 근무지 벗어난 한우집
 
 방송 갈무리
방송 갈무리뉴스타파
 
- 지난해부터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단골 한우집에 대해 취재하는데요. 이번엔 국무총리 표창 받은 것에 대해 추가 취재했던데, 계기가 있을까요?
"이 취재의 배경을 먼저 설명해야 될 것 같아요. 저희가 지난해 7월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업무추진비에 대해 어디에 얼마를 어떻게 썼는지 분석해서 기사를 썼어요. 그때 각급 검찰청의 검사장들이 후배 검사들과 회식하는 데 쓴 법인카드 영수증들을 받았어요. 보니까 오래돼서 영수증이 날아갔거나 검찰이 영수증에 있는 식당 이름과 결제 시간을 가리거나 지워버렸어요. 대법원이 영수증 가리지 말고 다 공개하라고 했는데도요.

가리고 지워서 안 보이는 것도 열심히 찾아보며 검사들의 법인카드 업무추진비 내역을 정리했었어요. 그때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2017년 2018년 2019년에 걸쳐서 6번 방문한 성남의 한우집이라는 데가 있더라고요. 여기에 6번 갔는데 한 번 갈 때마다 150만 원 넘게 썼어요. 사실 업무 세금으로 회식할 때는 50만 원 이상 쓰게 되면 참석한 사람의 이름과 소속을 쓰게 되거든요. 근데 윤석열 지검장은 한우집에서 비용이 많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49만 원씩 쪼개는 거예요. 50만 원 이상 쓰면 참석한 사람의 소속과 이름을 써야 하는데 그걸 안 써도 되니까요. 

그리고 또 업무추진비를 쓸 때는 서울중앙지검장이면 관할 근무지도 써야 하는데, 관할 근무지는 서울이잖아요. 그런데 한우집은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거든요. 근무지가 아닐 때는 왜 여기서 업무추진비 썼는지 경위서를 또 남겨야 한단 말이에요.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왜 서울을 벗어났는지 그 사유 밝히지 않았어요. 그래서 지난해 이맘때, 업무추진비 사용 문제와 관련해 문제 제기했죠.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이 문제를 권익위원회에다가 조사 해달라고 신고했어요. 권익위가 6개월 만에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사적 사용 등 공무원 행동강령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고 결론 내려요.

권익위의 결과를 다시 들여다보니까 이 한우집 사장님의 이름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시절 고액 후원자 명단에 있더라고요. 개인정보도 똑같아요. 그러면 당연히 사장님이 윤석열 대통령 후보에게 후원한 거고 단순한 단골손님 관계 이상의 관계라고 생각하게 된 거죠. 

지난 5월에 이 한우집을 찾아갔는데 사장님을 만나지 못했어요. 그런데 계산대 뒤편에 올해 3월에 국무총리 표창 받은 게 있더라고요. 성실 납세 같은 표현들이 있더라고요. 세금을 잘 내서 표창받았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이곳은 윤석열 대통령이 중앙지검장 시절에 자주 갔던 한우집이잖아요. 한우집 사장은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에 1000만 원 후원했고, 윤석열 대통령이 되고 나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거예요. 그래서 이 과정을 취재하게 됐어요."

- 원래 세금을 많이 내면 표창 받나요?
"그렇죠. 국세청이 공개한 '모범 납세자 선정 계획'이 있어요. 보니까 특별한 사유는 없어요. ▲세금을 5년 동안 잘 냈을 경우 ▲사회에 공헌했을 때 이 두 가지거든요. 실제 이 한우집 사장님이 받은 사유를 보면, 동일 장소에서 모범적으로 사업하는 장수 사업자고 성실히 납부해서 국가 재정의 확보에 기여하고 사회공헌을 통해서 지역사회가 발전했다는 표현이 있거든. 사실 기준이 틀린 건 아니에요."

- 한우집은 언제부터 했나요?
"거기가 40년이 넘게 한우집 했다고 보도로 알려졌는데, 모범적인 장수 사업자라는 건 그렇다 쳐요. 문제가 되는 건 이 한우집이 건물로 된 식당이 있고 야외 테이블이 있거든요. 이를 두고 지난해 9월 <인천일보>가 야외 테이블은 신고하지 않은 불법 영업장이라는 내용의 보도를 했어요. 그래서 성남시 수정구청이 시정 명령을 내렸고요. 그리고 올봄에 옥외 영업 허가를 받았더라고요. 지금은 야외에 테이블을 놓고 손님 받고 있어요.

이 한우집이 동일 장소에서 모범적으로 사업하는 장수 사업자라는 게 표창 받은 이유 중 하나인데, 성남시 수정구청에 불법 영업 시정 명령을 받은 곳이 과연 모범적 장수 사업자라고 할 수 있을까요. 또 국세청 자료를 보니 모범 납세자 선정 계획과 기준에 따르면 '언론 보도 소송 민원 제기 등의 논란이 있어 포상이 합당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자는 포상 추천해서 제한한다'라고 돼 있어요. 한우집 표창은 이 기준에도 맞지 않죠"

"국무총리 표창, 받기 어려운데..."
 
 강민수 <뉴스타파> 기자
강민수 <뉴스타파> 기자뉴스타파
 
- 국세청은 별문제 없다고 봤고요.
"맞아요. 국세청에 ▲왜 이분을 모범 납세자로 선정했는지 ▲<인천일보> 보도와 성남 수정구청의 시정 명령이 있었는데도 선정한 사유는 무엇인지 ▲선정 과정에 (시정 명령 등) 내용을 확인했는지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골집이라는 점과 한우집 사장의 후원금 등으로 봤을 때 특혜라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질의했어요. 국세청은 언론 내용 보도 내용도 확인했지만 포상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야기한 건 아니라고 판단했더라고요."

- 추천이 있어 표창받은 거 같은데, 취재해 보셨나요?
"한우집이 성남시에 있고, 성남을 관할하는 국세청이 중부지방국세청이에요. 중부지방국세청에서 이 한우집을 추천했어요. 국세청이 올해 1월에 전체 추천 업체 목록을 밝혔어요. 이후 추천 업체들을 공개 검증하게 돼 있거든요. 이 법인에 대한 제보를 받게 돼 있죠. 이런 검증 과정이 있었지만, 이 한우집은 올해 3월에 상을 받았죠. 사실 국무총리 표창 받은 다른 곳들을 보면, 제조업 회사들이거나 매출이 큰 곳들이죠. 국무총리 표창이라는 게 그만큼 받기 어려워요."

- 검증을 어떻게 했다고 하나요?
"국세청은 추천 대상을 공개하고 외부 검증을 받고 언론 보도 내용을 봤다고 해요. 그런데 이 한우집이 표창 받은 게 과연 적절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의문이 들어요."

- 윤 대통령이 943만 원 결제했는데 한우집 사장은 윤 대통령에게 1000만 원 후원한 거잖아요. 카드깡 의혹은 없는 건가요?
"어쨌든 한 번 갈 때마다 150만 원이 넘게 썼고 분명히 후배 검사들 데리고 왔잖아요. 사장님과 당연히 친분이 생겼을 거고 그런 이유로 대통령 후보 나갔을 때도 그에 맞춰 1000만 원 후원을 한 걸로 보는 사람들도 있죠. 단순히 단골손님과 한우집 사장님 사이는 아니라고 보는거죠. 다만, 여러 후배들하고 먹은 거라 카드깡을 했을 거 같지는 않아요. 액수가 크긴 큰데 영수증이 남아 있으니까요."

- 한우집 위치와 관련해 서울 중앙지검 강진구 사무국장과 통화하셨잖아요. 그분은 한우집 위치가 서울이 아니라는 걸 몰랐다던데 그럴 수 있나요?
"(식당이) 성남과 서울의 경계선에 있긴 해요."

- 영수증과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 그때 주소 적지 않나요? 모른다는 게 말 안 되잖아요.
"말이 안 되죠. 우리가 검찰 예산 검증하면서 느꼈던 것 중의 하나가 검찰이 법을 집행하는 기간이고 누가 죄가 있고 없고를 따지는 기관이잖아요. 그런데 본인들이 국민이 세금을 쓸 때도 엄격했나 의문이 들어요. 업무 추진비나 특수활동비나 본인들이 사실 쓰고 싶은 대로 국민의 세금을 쓰는 건 아닐까 싶고요."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신다면요.
"윤석열 대통령과 고액 후원자 사이의 관계가 여러 가지 있지 않을까 싶어요. 고액 후원자들이 정권 기간 내내 어떤 혜택을 받았는지, 혹은 어떤 거래가 있는지 계속 취재할 예정입니다."
강민수 뉴스타파 국무총리표창 모범납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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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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