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를 거슬러' 스틸컷
SIEFF
뭄바이 앞바다에 의지해 삶을 꾸려가는 가난한 이들
역대 최대규모로 열린 21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국제경쟁부문 대상 수상작은 인도 영화 <조류를 거슬러>의 차지가 됐다. 사르브닉 카우르의 97분짜리 장편 다큐멘터리로, 일찌감치 아시아태평양스크린어워드, 시드니영화제, 시애틀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한 화제작이다.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앞서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이 작품을 국제경쟁에 포함한 것은, 이 영화제가 한국의 주류 영화제와 달리 영화제의 권위를 세우는 데 치중하지 않는단 사실을 방증한다. 우리 시대 환경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그것이 처한 위기를 내보이는 것이 영화의 미학적 가치를 다루는 것보다 중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영화제가 먼저 상을 주었다 하여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한국으로 치면 부산쯤이라 할까. 인도 제2의 도시로, 인도 서안에 위치한 최대 무역항이자 발리우드의 본진인 뭄바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택과 초대형 빈민 밀집 거주지가 공존하며, 발전한 산업들과 황폐한 자연환경이 맞물리는 약 2000만 명이 살아가는 초대형 도시가 바로 이곳이다.
이곳 바닷가에 콜리족 마을이 있다. 석가모니의 외가가 바로 이 콜리족이기도 한데, 오늘날 파키스탄과 인도 일대에 퍼져 있는 뿌리 깊은 민족이다. 스스로를 용감하다 여기는 이 일대 콜리족들에겐 오랫동안 뿌리내린 삶의 양식이 있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되 멀리 가지 않는 것, 필요 이상 많이 잡지 않고 바다를 풍요롭게 놓아두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제 용기와 노동으로 하루를 사는 걸 자랑스러워하는 이들에게 먼 바다로 나가 LED 집어등까지 켜고 불법 조업하는 일은 도외시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