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노라 존스 공연미국 피아니스트이자 가수, 작곡가인 노라 존스(Norah Jones)가 2012년 9월 23일 스페인 마드리드 콩그레스 팰리스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는 모습.
EPA/연합뉴스
행크 윌리엄스(Hank Williams)의 컨트리 명곡 'Cold Cold Heart'와 20세기 초 미국 대중음악을 책임졌던 작곡가 집단 틴 팬 앨리(Tin Pan Alley)의 호기 카마이클(Hoagy Carmichael)이 쓴 'The Nearest of You'는 '정통성 되짚기'의 방향성을 확고히 한다. 따라서 노라 존스 판 그레이트 아메리칸 송북(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브로드웨이 연극과 할리우드 뮤지컬, 스탠다드 팝의 명곡 모음집)이라 봐도 좋다. 1939년 설립된 재즈 명가 블루노트 발매작이다보니 재즈의 틀로 해석하려하는 경우가 잦지만 융합물의 한 속성으로 기능했다고 보는 게 적합하다.
자작곡과 리메이크가 균형적이다. 포크 질감의 'Come Away With Me'와 나긋나긋한 소품 'Nightingale'은 스포트라이트를 차지한 제시 해리스(Jesse Harris) 작곡의 'Don't Know Why' 만큼 순도 높다. 라비 샹카로부터 물려 받은 선천성과 멜로디 메이커로서의 재능을 일찌감치 입증했다.
언뜻 아이디어로만 머물 수 있었던 재료들은 오랜 음악적 파트너 아담 레비(Adam Levy)의 공력에 윤기 나는 선율과 리듬으로 승격했다. 전기 기타의 빌 프리셀(Bill Frisell)과 드럼의 브라이언 블레이드(Brian Blade) 같은 비르투오소(음악적 기교가 뛰어난 연주자)들이 예비 슈퍼스타의 비상을 도왔다. 바이올린으로 탱고 매력을 발산한 'I've Got to See You Again'과 슬라이드 기타가 차분히 스며든 'Lonestar' 등 편곡적 매력도 돋보이는 음반이다.
노라 존스는 2024년 3월, 3년 만의 신보 < Visions >를 내놓았다. 멀티 인스트루멘털리스트 리온 미헬스(Leon Michels)가 참여한 이 음반은 사이키델리아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고, 상대적으로 보수적 이미지의 아티스트는 환각지대 탐험으로 쇄신(刷新)을 알렸다. 아버지 라비 샹카가 명상적인 인도 현대 음악으로 20세기 월드 뮤직의 한 축이 되었던 것처럼 재즈 보컬 전설의 길을 걷고 있는 노라 존스에게 < Come Away With Me >는 더할 나위 없는 출사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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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염동교라고 합니다. 대중음악을 비롯해 영화와 연극,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