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Keane)의 데뷔 앨범 < Hopes and Fears >
Keane
킨의 음악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바로 피아노가 악기 구성의 핵심이라는 사실이다. 중간중간 신시사이저 이펙트를 활용하기도 하고 세 번째 앨범에 이르러서는 기타를 부분 도입하기도 했지만 데뷔 초 그들의 음악은 피아노를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일반적인 밴드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기타 없이 톰 채플린(Tom Chaplin)의 보컬, 팀 라이스-옥슬리(Tim Rice-Oxley)의 피아노, 그리고 리처드 휴즈(Richard Hughes)의 드럼으로만 이룬 3중주가 정체성이었다.
처음부터 이 독특한 체제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1995년 대학생 시절 팀 라이스-옥슬리가 리처드 휴즈와 도미닉 스콧(Dominic Scott)이라는 기타리스트와 함께 밴드를 꾸린 것이 킨의 시작이다. 톰 채플린이 리드보컬로 들어온 것은 가장 마지막 일이었다. 그렇게 1998년부터 소규모 공연을 돌아다니며 1999년 'Call Me What You Like', 2000년 'Wolf at the Door'라는 싱글을 소량 배포했지만 도미닉 스콧이 학업을 이유로 팀을 나가게 된다.
남은 셋에게 기약 없는 고난이 찾아왔고, 밴드는 2년 넘게 정식 계약을 따내지 못한 채 공연을 반복했다. 그러나 이듬해 가시적인 결실이 드디어 찾아왔다. 인디 레이블 피어스 판다(Fierce Panda)와 연을 맺는 데에 성공한 것. 그렇게 첫 싱글로 발매된 'Everybody's Changing'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아일랜드 레코즈라는 대형 음반사에 소속되는 기쁨을 맞이했다.
이어서 메이저 데뷔 싱글 'Somewhere Only We Know'가 영국 싱글 차트 3위를 달성한 것을 시작으로 재발매된 'Everybody's Changing'이 4위에 올랐고, 그렇게 5월 10일 발매된 < Hopes and Fears >는 영국 내에서만 27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엄청난 데뷔 앨범으로 우뚝 섰다. 영국 앨범 차트 1위와 2004년 영국 최다 판매 앨범 2위라는 부가적인 성취도 당연히 뒤따랐다.
희망 속의 공포, 공포 끝의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