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너와 나> 포스터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주)
영화 속 하은과 세미, 그리고 친구들과 달리 두 사람은 다툰 적이 없다고 한다. 초등학교를 서울에서 다니다가 안산으로 이사 온 다빈에게 등하교를 같이하자고 먼저 제안한 건 태은. 둘은 그렇게 중학교 시절을 함께 보냈고, 이제는 서로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2015년 초등학교에 진학한 두 사람이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학교에서는 수학여행이나 졸업여행이 사라졌다.
다빈 : 중학교 때 다시 가려고도 했는데 또 코로나가 터졌잖아요? 그래서 못 갔죠. 후배들은 수학여행을 간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도 고등학교에서는 갈 거라고 들었어요. 첫 수학여행인 거죠. 별일 없으면.
태은 : 주변 친구들하고는 세월호에 대해 얘기하기 어렵지만 '4.16꿈숲학교'를 통해서 만난 친구들하고는 가끔 그런 얘기를 해요. 만약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 희생자가 아니라 생존자가 되면 어떨 것 같냐. 이런 일이 있으면 자기가 대통령이든 누구든 꼭 만나서 해결하겠다는 친구도 있어요. 세월호가 많이 잊혔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깝다가도 또 그런 얘길 나누면 안심이 되기도 하고 그래요.
한동안 '안산'은 단원고, 그리고 세월호로 이어지는 단어였다. 하지만 지금은 외국인이 많이 사는 동네라는 인식이 더 크다고 한다.
태은 : 영화 속에 안산이 등장하잖아요. 저한테는 익숙한 곳이거든요. 와동체육관 앞 운동장이라든가 하천이라든가 안산역도 그렇고요. 저에게 익숙한 공간들이 분명히 희생자들에게도 익숙한 공간이었을 거고. 그런 생각을 하니까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다빈 : 다들 한 번씩은 이 영화를 보면 좋겠어요. 학교에서 시험 끝나고 남는 기간에 틀어줘서 다 함께 봐도 좋을 것 같고요. 너무 무겁고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저희랑 비슷한 사람들이 나오니까 이렇게 세월호를 알아가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세월호는 두 사람에게 가까우면서도 낯선 단어다. 수학여행을 사라지게 한 사건이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묵념을 해본 경험이다. 태은은 <너와 나>의 마지막 장면에서 "사랑해"라는 말이 반복해서 나오는 부분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뭔가 그대로 뚝 끝내버리지 않고 여운을 남겨주기 위해 만든 장면인 것 같았다고 한다. 아마 세월호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시간이 지나 희미해진 부분들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낯설지도 모르지만 그대로 끝나지 않고 분명 남아있는 사건.
영화 속 세미의 편지는 "너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로 시작한다. 그립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기억하겠다는 말. 세월호는 아직 우리 사회에 하고 싶은 말이 남아있다. 이젠 잊혔을지도 몰라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세월호를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영화 <너와 나>를 함께 보자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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