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너와 나> 스틸컷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주)
거리를 가득 메운 술렁이는 사람들, 친구들과 과자를 고르고 옷을 입어보고 머리를 자르며 내일 수학여행을 떠날 생각에 가득 들뜬,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은 학생들의 모습. 그리고 한산한 버스 안, 혼자 탄 여고생의 모습과 함께 세월호 구조 소식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2023년 10월 개봉한 영화 <너와 나>는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로 여고생인 하은과 세미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두 사람과 친구들은 학교와 공원, 안산역 앞에서 함께 한 시간을 아프도록 그립게 보여준다. 10년이 흐른 안산, 이제 하은과 세미처럼 고등학생이 되는 청소년들에게 세월호는 어떤 의미일까. <너와 나>를 관람한 열일곱 살 이태은, 윤다빈을 만났다.
- <너와 나>는 어떻게 보게 되었나요?
태은 : 저는 엄마가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에서 일하신 적이 있어요. 정식으로 개봉하기 전에 제작 발표회를 했는데, 그때 엄마랑 같이 봤어요. 이번에 영화관에서 개봉했을 때는 다빈이랑 같이 봤어요.
다빈 : 저는 태은이가 보자고 해서 사전에 아무런 정보 없이 보게 되었어요.
- 영화를 보기 전에도 세월호 관련한 얘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태은 : 저는 엄마가 관련한 일을 하셔서 사실 일상에서 매우 깊숙하게 세월호를 만났던 것 같아요. 유가족분들과도 자주 뵙고 이런저런 행사나 교육에도 자주 갔어요.
다빈 : 태은이가 얘기해줘서 이번에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재단이 함께 여는 '4.16꿈숲학교' 겨울교실을 간 게 처음이었어요. 아, 그리고 초등학교를 서울에서 다녔는데 그때 4월이 되면 노란리본 만들기를 했던 기억이 있어요.
- 그런 행사나 교육을 통해 세월호를 접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태은 : '만약 나에게 일어나면 어떻게 대처하지? 그리고 내가 혹시 잘못되면 우리 가족들은 어쩌지?' 그런 생각을 해요.
다빈 : '4.16꿈숲학교'에 갔는데 교육 전에 묵념을 하더라고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묵념을 해본 거였어요. 좀 신기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어요.
태은 : 모든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항상 묵념을 하거든요.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한다는 의미도 있고 기억하자는 의미도 있다고 알고 있어요. 사실 평소에 국가의 큰 행사 아니면 묵념을 할 일이 없으니까 친구들에게는 어색한 일이었을 텐데 아무 말 없이 함께 해줘서 정말 고마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