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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확정' 정관장, 6시즌 '흑역사' 날렸다

[여자배구] 2일 선두 현대건설에게 3-2 승리, 봄 배구 진출 확정

24.03.03 08:44최종업데이트24.03.03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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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이 6년이라는 긴 세월을 견딘 끝에 드디어 봄 배구 진출에 성공했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는 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3-25,25-15,16-25,25-19,15-10)로 승리했다. 지난 2월 4일 5라운드 맞대결에 이어 6라운에서도 현대건설을 상대로 풀세트 승리를 따낸 정관장은 파죽의 6연승을 내달리며 4위 GS칼텍스 KIXX와의 승점 차이를 10점으로 벌렸다(19승14패).

정관장은 '쌍포' 지오바나 밀라나와 메가왓티 퍼티위가 각각 50%가 넘는 공격성공률로 60득점을 합작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이소영도 14득점과 함께 23개의 디그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점 2점을 적립한 정관장은 남은 3경기에서 승점을 한 점도 따내지 못하고 4위 GS칼텍스가 남은 4경기에서 승점 12점을 챙기더라도 승점 2점 차의 4위 자리를 확보하게 됐다. 꿈에 그리던 '정관장의 봄'이 7년 만에 현실로 찾아온 것이다.

좋은 멤버 거느리고도 번번이 봄 배구 좌절
 
 정관장의 '캡틴' 이소영은 정관장과의 계약 마지막 시즌에 팀을 6년 만에 봄 배구로 이끌었다.
정관장의 '캡틴' 이소영은 정관장과의 계약 마지막 시즌에 팀을 6년 만에 봄 배구로 이끌었다.한국배구연맹
 
정관장은 지난 2016-2017 시즌 전체 1순위로 선발한 외국인 선수 사만다 미들본이 개인사정으로 팀을 떠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시즌 개막 전 급하게 영입한 새 외국인 선수 알레나 버그스마가 득점 1위(792점)에 오르며 '복덩이'로 떠올랐고 세터에서 미들블로커로 변신한 한수지(GS칼텍스)도 블로킹 3위(세트당 0.71개)를 기록했다. 정관장은 알레나와 한수지의 맹활약에 힘입어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며 플레이오프행 막차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2016-2017 시즌 이후 정관장은 지난 시즌까지 6시즌 연속 봄 배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창단하기 전까지 6개 구단 체제로 운영된 V리그 여자부에는 '네 시즌 이상 하위권에 머무르는 팀은 없다'는 불문율(?)이 있었다. 하지만 정관장은 V리그 여자부 최초로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내지 못했고 지난 시즌에도 승점 1점 차이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면서 자신들의 불명예 기록을 6시즌으로 늘렸다.

그렇다고 정관장이 팀 공격의 절반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농사에 실패했던 것도 아니다. 정관장 합류 후 두 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던 알레나는 리그 정상급 외국인 선수로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줬다.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9-2020 시즌과 2020-2021 시즌 정관장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던 202cm의 '고공폭격기' 발렌티나 디우프 역시 두 시즌 동안 1795득점을 기록하며 수준 높은 기량을 선보였다.

디우프가 유럽무대로 떠난 후 196cm의 장신 공격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로 2021-2022 시즌을 보낸 정관장은 2022-2023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KPS 체믹 폴리스)를 지명했다. 엘리자벳은 지난 시즌 7개 구단 공격수들 중 유일하게 공격시도 2000회를 넘기는 투혼을 발휘하며 V리그 여자부 역대 3번째로 1000득점을 돌파하며 맹활약했다.

하지만 정관장은 지난 시즌 엘리자벳이라는 최고의 공격수를 거느리고도 승점 1점이 부족해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최고의 외국인 선수와 현직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박은진,정호영, 리그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아웃사이드히터 이소영, 도쿄올림픽 4강 멤버 염혜선 세터를 거느린 정관장의 전력은 결코 약하지 않다. 그런 정관장이 번번이 고비를 넘지 못하고 플레이오프의 문턱에서 좌절한 것은 배구팬들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준PO 확정한 정관장, 다음 목표는 PO직행
 
 고희진 감독은 정관장 감독 부임 두 시즌 만에 팀을 봄 배구로 이끌었다.
고희진 감독은 정관장 감독 부임 두 시즌 만에 팀을 봄 배구로 이끌었다.한국배구연맹
 
지난 시즌 엘리자벳이라는 최고의 공격수를 거느리고도 봄 배구에 진출하지 못한 정관장은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아웃사이드히터 지아를,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를 지명했다. 이는 외국인 선수에게 아포짓 스파이커를 맡겨 왔던 V리그의 대세를 역행하는 선수 선발로 시즌 개막 전부터 많은 우려를 받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지아와 메가는 '리그 최고의 쌍포'로 맹활약하고 있다.

1라운드에서 4승2패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린 정관장은 2,3라운드에서 4승 8패에 그치며 5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지아와 메가의 쌍포는 충분히 위력적이었지만 국내 선수들의 아쉬운 지원으로 공격이 쌍포에게만 집중된 것이 뼈 아팠다. 정관장은 작년 11월 9일 현대건설과의 2라운드 첫 경기에서 '캡틴' 이소영이 복귀전을 치렀지만 이소영은 부상 후유증과 실전감각 부족으로 3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렇게 중·하위권으로 순위가 굳어지는 듯 했던 정관장은 4라운드부터 코트적응을 끝낸 이소영이 주전으로 출전하기 시작했고 침체됐던 팀 분위기도 다시 살아났다. 4라운드에서 4승2패를 기록하며 4위로 전반기를 마친 정관장은 5라운드 6경기에서 5승1패의 성적으로 3위로 올라섰다. 특히 2월 21일 GS칼텍스와의 3위 결정전에서는 세트스코어 3-0 승리로 GS칼텍스와의 승점 차이를 5점으로 벌리며 3위 자리를 굳혔다. 

6라운드에서도 정관장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2월 24일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를 상대로 3-1 승리를 따낸 정관장은 도로공사와 현대건설까지 꺾으며 자신들의 시즌 최다연승기록을 '6'으로 늘렸다. 6연승 기간 동안 정관장이 따낸 승점은 무려 17점으로 최근 5경기에서 1승4패에 그친 GS칼텍스를 멀리 따돌리고 최소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다. 지난 2017년 이후 7년 만에 봄 배구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정관장의 마지막 봄 배구 경기가 된 2017년 3월 22일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활약했던 선수 중 현재까지 정관장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맏언니 한송이부터 막내 곽선옥까지 모든 선수가 정관장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서게 된다는 뜻이다. 7년 만에 봄 배구 진출을 확정한 정관장은 오는 7일로 예정된 GS칼텍스와의 홈경기를 통해 3위 확정과 플레이오프 직행을 노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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