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24 인터내셔널 대표 사샤 로이드
CJ ENM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에 여성 감독 작품(바비, 추락의 해부, 패스트 라이브즈)이 3작품이나 올라와 있다. 그중 <패스트 라이브즈>는 셀린 송 감독의 데뷔작이다. 검증되지 않은 감독, 작품의 저력을 내부적으로는 어떻게 평가했는지 알고 싶다.
"일단 영화 자체가 아름다웠고 자전적이자 예술적인 작품으로 평가했다. 전면에 러브스토리를 내세운 이야기를 관객도 갈망했다고 생각한다. 관객이 영화 속 노라, 해성, 아서 모두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신기했다. 아마 영화를 보면서 본인 삶을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인연을 떠올리는 순간과 마주한 것 같다. 이러한 경험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공감하는 영화가 <패스트 라이브즈>다."
-A24가 영화나 창작자를 발굴하는 과정이 궁금하다.
"A24는 새로운 시각을 갖춘 작가주의 창작자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셀린 송은 이미 뉴욕의 극작가로 알고 있었고 팬이기도 했다. 영화 프로젝트 소식을 듣고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황금과도 같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각본을 읽고 너무 좋아서 모두 감동했다. 로맨틱하면서도 현실적인 이야기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셀린 송 감독은 유능한 감독이어야 받을 수 있는 편집 권한까지 100% 받았다고 말했다. 신인 창작자를 거부감 없이 지원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지금은 A24가 글로벌 회사로 성장했지만 초반에는 인디영화 배급사의 정체성이 강했다. 아티스트를 전면에 내세우는 게 A24의 핵심이었다. 여전히 그 정체성은 유효하고,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게 선행되어야만 창의성도 따라온다. 관객은 독창적인 영화를 원하고 환호한다고 생각한다."
-미국과 달리 한국의 영화 산업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A24가 한국 영화 시장에 해줄 말이 있다면.
"A24는 창작자가 핵심이지만 영화, TV, 다큐 같은 미디어뿐만 아니라 출판, 머천다이저 판매까지 아우르고 있다. 무엇보다 창작자가 마음껏 놀 수 있는 장을 열어주고 열렬히 지원할 때 전 세계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정성 있는 스토리와 창작자의 목소리가 우선이며, A24는 특별한 목소리를 널리 퍼트리는 일을 할 뿐이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적인 소재와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전 세계인의 반응이 뜨겁다. 앞선 <미나리>의 성공 요인이 작용했다고 보나.
"세상을 통틀어 아름다운 것, 지역적인 것, 한국적인 게 충분히 감동을 안겨 줄 수 있다. 각본을 읽을 때부터 한국의 인연이란 개념이 보편적인 감성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미나리>의 경우는 좋은 스토리와 훌륭한 감독이 있었기 때문이다. A24는 재능 있는 감독과 일하고 싶은 회사다. 창작자의 비전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다. 저희와 조건만 맞는다면 누구라도 환영한다. 한국은 현시대 최고의 크리에이터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많은 감독과 스토리텔링 할 기회를 고대하고 있다."
-시네필 사이에서는 A24 픽이라는 타이틀 만으로도 막강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어떤 영화라도 자신 있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고 생각한다.
"A24 팬을 위해 론칭한 '글로벌 멤버십 AAA24'는 A24의 모든 것을 독점으로 향유할 권한이 있다. 멤버십 제도를 통해 A24 영화를 사랑하는 팬이 배급-제작하는 영화를 계속 기대하며 보고 싶어 한다는 점, 창작자와 연결을 원한다는 니즈를 확인했다. A24가 성장하면서 관객도 함께 성장했다."
-공통 질문이다. 두 회사가 협업 관계를 맺었다. 각각 어떤 부분을 지원했나.
-사샤 로이드 "좋은 경험이었다. 팬데믹 기간에 제작했기에 CJ ENM 없이는 1/3 가량의 한국 분량이나 배우 캐스팅이 어려웠을 거다. 두 회사가 머리를 맞댄 결과가 성공적으로 반영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카데미 주요 부분에 오르는 영광까지 얻었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본다. CJ ENM 함께 할 다음 작품을 고대하고 있다."
-고경범 : "앞서 A24의 작품 선정 기준이나 의사 결정과정 비결을 본 저의 견해를 첨언하고자 한다. A24는 대표부터 실무자까지 좋은 취향, 영화의 가치를 잘 고르는 선구안이 동일하다. 어떻게든 작품의 숨겨진 가치를 발견하고야 만다. 그리고 모험을 즐긴다. 낯선 영화라도 과감하게 투자해서 관객을 극장으로 부르는 A24만의 유통 배급 방식, 인프라가 존재한다. 그게 신선하면서도 좋은 영화를 꾸준히 내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협업으로 끈끈한 동료애가 생겼다. 두 회사 모두 좋았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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