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ngs About Jane > 앨범 커버마룬 파이브 1집
인터스코프 레코드
그렇게 < Songs About Jane >은 블랙 뮤직을 한 방울 떨어트린 팝 록이라는 신선한 결과물로 세상에 태어났다. 밴드 사운드의 정수인 록이 기반에 깔렸지만, 그 태도는 묘하게 다르다. 깔끔하고 높은 목소리는 백인이 부르는 소울 음악이라는 뜻의 '블루 아이드 소울' 스타일에 가깝고, 도회적인 사운드와 펑크(Funk) 등을 지향하는 사운드가 짜릿한 리듬 위에 적절히 올라탄다. 앨범이 거칠지 않도록 무난하고 듣기 편한 반주가 중심을 꽉 잡고, 전체적인 개성은 장르적인 색채에서 가져오는 식이다.
개별 곡 단위로 파고들면 그 단서가 꽤 직접적이다. 'The Sun'의 도입부에서는 스티비 원더의 히트곡 'Superstition'의 신명 나는 인트로가 스치고, 전통적인 밴드 사운드 위 리듬감과 화음을 적절히 배합한 'Shiver'의 후렴구와 'Sunday Morning'의 가창에는 소울과 알앤비 향기가 짙으니 말이다. 강렬한 리듬이 곡의 방향을 잡는 'This love'도 그 항로가 힙합과 일치하는데, 국내에서도 빅뱅의 G-DRAGON(지드래곤)이 원곡을 랩과 함께 리메이크해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가장 놀라운 점은 여러 장르의 난입에도 균형을 잡은 날카로운 대중성이다. 이 앨범의 키포인트는 바로 'She Will Be Loved'와 같은 곡에 존재하는데, 결국 이들이 초장부터 꾀한 고민이 마룬 파이브의 색채와 이후의 방향성으로 귀결된 순간이었다.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쉽고,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에 단출한 단어나 사건의 감상을 평이한 소재로 꿰어낸 '누구나 편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음악'. 아담 리바인이 자주 밝힌 자신의 우상 비틀즈(Beatles)가 지향하던 음악의 현대적 재현인 것이다.
물론 < Songs About Jane >에 대한 상반된 평가도 존재한다. 이후 이들이 발매한 댄서블하고 대중 지향적인 히트곡을 듣다 보면 데뷔 작품은 그저 팝으로의 완전한 도약을 위한 전초전이었음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 1집 이후 이들은 록과 거리를 더욱 벌리고 디스코, 전자음악, 유명한 래퍼와의 협업을 통해 노골적으로 차트 상단을 폭격했으니 말이다. 마룬 파이브의 20년 일대기를 함께 겪은 후 그 순수성에 대한 그리움의 결과일 수 있다.
데뷔작이 풋풋하고도 순수했던 열정이 빼어난 멜로디에 오래도록 살아 숨 쉬는 수작인 덕분이다.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작품임을 고려하면 좋은 곡과 멜로디는 영속한다는 명제를 증명한 것도 분명하다. 그렇게 본다면 록이 팝과 결합한 좋은 선례이자 스스로 그 한계를 개척한 자의 증거물. < Songs About Jane >은 팝과 록의 틈새에서 피어난 록 개혁파의 유연한 출사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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