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길위에 김대중> 포스터
아이오케이컴퍼니
야심찬 청년 정치가, 대통령이 되기까지
개봉 2주 만에 10만 명이 관람한 <길위에 김대중>은 한국 정치다큐 역사에 뚜렷한 발자국을 새겼다. 다큐 특성상 상영시간대가 그리 좋지만은 않지만, 어느 상영관을 찾아도 나이 지긋한 관객이 제법 들어찬 모습을 마주할 만큼 은근한 인기를 누린다.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 김대중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개봉한 이 다큐는 그의 일대기 전반을 생생하게 훑어나간다.
영화는 그가 태어나 청소년기를 보낸 일제강점기로부터 1987년 제13대 대선 직전까지를 다룬다. 즉 야심찬 청년 김대중이 해운업을 바탕으로 사업에 크게 성공하고 정치에 입문하기까지의 과정, 독재에 맞서 민주화 운동의 중심인물로 우뚝 서고, 정권으로부터 탄압받는 이야기를 그린다. 말하자면 한국 현대사에서 손꼽는 거물 정치인 김대중의 탄생, '김대중 비긴즈'라 해도 좋겠다.
특히 현대사에 대한 별도의 공부 없이 한국의 왜곡된 언론지형을 통해서만 김대중이란 인물을 간접적으로 접했을 다수 대중에겐 생소한 내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그에게 가해진 편견, 이를테면 공산주의자라거나 호남만 앞세우는 지역주의 정치지도자라거나 쉽게 말을 바꾸는 정치인이라는 식의 매도가 여전히 유효한 현실 속에서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그의 삶 전반을 살피는 작업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