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골 윈즈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엉망진창 선수단으로 국가대항전 한 골 넣기
축구협회장 타비타(오스카 카이틀리 분)는 아메리칸 사모아 방송국 카메라맨과 식당 주인을 겸임하며 축구팀을 운영한다. 스폰서도 제대로 들어올 리 없는 최약체 축구팀을 자비로 운영해야 하니 고생이 이만저만아니지만 묵묵히 제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 그가 축구팀의 목표로 바라는 건 다름 아닌 골이다. 월드컵 본선진출도, 승리도, 승점도 아닌 고작 한 골이 그가 바라는 전부다.
그러나 그 목표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수많은 경기에서 골을 단 한 번도 넣어본 적 없는 약체팀을 데리고 골을 넣기란 어려운 일인 것이다. 역경은 그뿐 아니다. 대표팀 주전 자이야 사엘루아(카이마나 분)는 트렌스젠더가 되기 위해 호르몬 억제제를 먹는 이로, 아예 가슴까지 달려 있는 성전환 진행 상태다. 호르몬의 영향으로 경기 중 투쟁적인 모습을 보이긴 커녕 살살 뛰어다니며 예쁘게 치장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어 론겐의 화를 북돋는다.
뿐인가. 아메리칸 사모아 특유의 느긋함은 론겐에게 한 번도 겪지 못한 난관으로 작용한다. 특정한 시간이면 무슨 일이 있든 곧장 명상에 돌입하고, 치열한 승부를 앞두고도 진지함을 찾아보기 어려운 태도에 론겐은 수시로 폭발한다. 그러나 그의 화는 전혀 먹혀들지 않고 그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기에 이르는 것이다.
영화는 론겐이 이제껏 겪어왔던 것과 전혀 다른 환경에 젖어들어 새로운 업적을 이루는 과정을 다룬다. 오로지 결과를 부르짖던 세상에서 벗어나 축구와 사람, 동료를 돌아보고 진정 중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나누는 과정을 흥미롭게 다룬다. 와이티티 특유의 무겁지 않은 분위기로 세계 최하위권 팀의 성공기를 그려내는 자세가 모두 선두에만 주목하는 이 시대에 낯설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