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맥틱 홀리데이>는 국내에서도 연인관객들을 중심으로 사랑을 받으며 130만 관객을 동원했다.
UIP 코리아
섬세한 이야기에 특화된 작가 출신 감독
김은희 작가의 남편으로 더 유명한 장항준 감독과 <신세계> <마녀>시리즈의 박훈정 감독은 시나리오 작가 출신 감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감독과 작가의 경계가 비교적 확실하게 구분된 할리우드에서도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유브 갓 메일>을 만든 노라 애프론 감독처럼 작가 출신 감독들이 종종 있다. 낸시 마이어스 감독 역시 감독 데뷔 전 할리우드에서 작가로 먼저 주목 받았던 대표적인 인물이다.
1980년 골디 혼 주연의 전쟁 코미디 영화 <벤자민 일등병>의 각본을 쓴 마이어스 감독은 이 작품으로 미국감독조합 코미디부문 각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후 <화해할 수 없는 사이> <베이비 붐>의 각본을 쓴 마이어스 감독은 <신부의 아버지1, 2>와 <사랑의 특종> 등 가족물과 로맨스 영화의 각본을 쓰며 작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리고 1998년 데니스 퀘이드와 린제이 로한이 부녀로 나오는 <페어런트 트랩>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마이어스 감독은 2000년 멜 깁슨과 헬렌 헌트 주연의 중년 멜로 <왓 위민 원트>를 연출했는데 7000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든 <왓 위민 원트>는 세계적으로 3억 7400만 달러의 높은 흥행성적을 기록했다(박스오피스 모조 기준). 마이어스 감독은 2003년에도 잭 니콜슨과 키아누 리브스, 다이안 키튼, 아마다 피트 주연의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을 연출해 2억 6500만 달러의 높은 흥행을 견인했다.
그렇게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여성감독으로 자리 잡은 마이어스 감독은 2006년 <타이타닉>의 케이트 윈슬렛과 <미녀 삼총사> 시리즈의 캐머런 디아즈 주연의 신작 <로맨틱 홀리데이>를 선보였다. 두 주인공이 휴가기간 동안 집을 바꿔 새로운 인연을 만난다는 내용의 <로맨틱 홀리데이>는 북미에서 6300만 달러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서 선전하면서 도합 2억 500만 달러의 괜찮은 수익을 올렸다.
2009년 <사랑은 너무 복잡해> 이후 한동안 신작을 내지 않았던 마이어스 감독은 2015년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 르네 루소 같은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 신작 <인턴>을 연출했다. <인턴>은 70세의 노인이 30세 여성 CEO가 이끄는 패션기업에 인턴으로 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다룬 영화다. 제작비의 5배가 넘는 흥행성적을 올린 <인턴>은 국내에서도 360만 관객을 동원하며 크게 성공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집 바꾼 두 주인공의 로맨스와 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