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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1만 5천원 요동친 주가... 우리 금융 시스템 위기 상황"

[이영광의 '온에어' 280] KBS 1TV <시사기획 창> 송수진 기자

23.10.23 11:02최종업데이트23.10.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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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의 한 장면 ⓒ KBS

 
지난해 6월과 올해 6월 '코스닥 개미귀신' 1, 2편을 방송했던 KBS 1TV <시사기획 창>이 지난 17일 3편을 방송했다. '아주 평범한 꾼'이란 제목이 달린 이날 방송에서는 한 명의 무자본 M&A 꾼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과 함께 꾼이 어떻게 하는지 짚어보았다.

'코스닥 개미귀신' 1, 2편을 제작한 송수진 기자는 2편 제작 후 인터뷰에서 3편은 힘들어서 제작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었다. 어떻게 3편을 제작했는지 이야기를 들어 보고자 지난 21일 송 기자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송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중소기업 287억 확보 공시, 알고보니 페이퍼컴퍼니"

- 방송 끝낸 소회가 어때요?
"일단 마무리를 해냈다는 뿌듯함과 시원함이 절반 정도 되는 것 같고 아쉬움도 절반 정도 있는 것 같아요. 1, 2편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방송 끝나면 그제야 생각나는 아이디어가 있더라고요. 왜 좀 더 잘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 코스닥 개미귀신 세 번째 편이잖아요. 2편 끝나고 인터뷰할 당시 혹시 3편도 생각하는지 물으니 어렵다고 하신 거로 기억하거든요.
"예리하시네요. 아마 제작과 취재 과정이 힘들어서 그렇게 얘기했을 거예요. 왜냐면 문제가 되는 특정 기업과 사람의 실명을 거의 드러내고 보도한다는 건, 취재 과정 자체가 상대편이 문제 삼을 수 없을 정도로 나름의 합리적인 근거를 갖고 탄탄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걸 뜻하니까요. 한 100미터 정도 걷고 난 다음에 뒤돌아보면서 '내가 직선으로 걷고 있나?' 확인하고 다시 또 걷는 그런 과정의 반복입니다. 쉽지 않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나름대로 깨닫고 느끼는 바가 있거든요. 그걸 놓치지 못해서 계속 취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 전편에서는 정관용씨가 프롤로그 내레이션만 했는데 이번엔 등장했죠. 전편과의 차별화 때문일까요?
"정관용 교수님을 등장시킨 가장 큰 이유는 1편과 2편에 이은 3편이라는 걸 시청자에게 낯설지 않은 방식으로 알려야 했기 때문이에요. 코스닥 개미귀신이 무자본 M&A 업자를 뜻하고, 무자본 M&A가 도대체 뭔지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는 미리 시청자분들에게 알려야 그 위에 대른 이야기를 쌓아나갈 수 있으니까요. 정관용 교수님이 1편과 2편 프롤로그에 나오는 개미귀신 다큐 부분 내레이션을 맡아 주셨기 때문에 연속성 차원에서 섭외했습니다."

- 이번 취재는 뭐부터 하셨어요?
"뭐부터 취재로 볼 것인지에 따라 답이 다를 것 같은데요. 제가 K를 취재하게 된 과정만 놓고 보자면 세 개 정도의 우연이 겹친 결과라고 할 수 있어요. 2022년 6월에 '코스닥 개미귀신' 1편이 나간 후 무자본 M&A에 대한 제보를 많이 받았는데 그 가운데 K에 대한 내용이 있었어요. 그때 어느 정도 취재를 해뒀고요.

2022년 말에 탐사보도부에서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의 대북 송금 건을 한 달 정도 취재하다 접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취재 과정에서 또 K에 대한 얘기를 접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올해 초에 또 다른 경로로 K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어요. 세 번 겹친 거죠. 그래서, 이 이야기는 하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문제는, K의 삶을 보여주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지인데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고 나서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그 메시지는 '이렇게 철저하게 숨긴다면 개인 투자자가 최대 주주나 경영진의 정체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금융당국이 이 부분을 제도적으로 해결을 해줘야 한다'란 것이죠."
 

<시사기획 창>의 한 장면 ⓒ KBS

 
- 항공기 부품업체로 시작했어요. 왜 이 회사로 시작했나요?
"모든 이야기는 처음이 되게 중요하잖아요. 이 이야기부터 꺼냈던 이유는 공감할 수 있는 시청자가 많을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고요. 한 달 사이에 주가가 6배가 올랐다면, 그것도 2019년에 그랬다면, 이 이례적인 사건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주식 투자자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 이게 2019년에 있었던 일이잖아요. 그 당시 이 업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려요.
"2019년 5월 24일 코스닥에 상장된 항공 부품 회사에 최대 주주가 바뀐다는 공시가 떠요. 그런데 5월 초부터 거래량이 늘고 주가가 올라가기 시작해요. 원래 1만 5천 원 정도 하던 게 6월 중순쯤 되면 10만 원까지 올라가거든요. 그래서 한국거래소가 이 종목에 대해 투자 경보를 발령합니다. 이후 주가가 다 빠지고 다시 1만 5천 원으로 돌아오죠.

이상한 주가 흐름이죠. 주가가 오른다는 건 계기가 있다는 건데, 그 계기라는 게 지속 가능한 것이라면 주가가 오른 상태에서 어느 정도 유지되는 과정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서 한 10만 원까지 오른 다음에 7만~8만 원대까지 내려와서 이 가격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 거죠. 근데 그게 아니라 훅 떨어졌어요. 그래서 한국 거래소가 조사에 나섰고 혐의점이 발견돼서 금감원도 추가 조사를 했고요. 지금은 검찰에 넘어가 있는 단계입니다."

- 주가가 오르게 된 게 287억이 확보되었다는 공시 때문 아닌가요?
"중소기업에 이 정도의 현금이 확보됐다는 건 엄청난 호재잖아요. 사실이라면 좋은 일이죠. 그런데 일부 기업들은 호재로 여겨지는 걸 일부러 만들어 내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공시라는 제도를 악용해 시장을 속이는 거죠. 허위 공시로 밝혀질 경우 벌점이 누적되고 거래정지까지도 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허위 공시는 회사와 주주의 운명을 걸고 최대 주주의 사적 이익을 위해 장난 치는 거라고 볼 수 있는데요. 해당 항공 부품 회사의 경우, 프로그램에도 나오지만 투자하겠다고 밝힌 곳을 찾아가 봤더니 페이퍼컴퍼니였습니다. 자본잠식 상태였고요. 그런 회사들이 투자에 나설 거라고 공시했기 때문에 그 진실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죠."

- K가 주가 조작 주도한 거예요?
"이번 취재를 위해 K에 대한 검찰 수사 자료, 한국 거래소의 이상 거래 심리 결과, 상장폐지 실질 심사 자료 등을 입수했고, 또 K의 상황을 잘 아는 '사업 파트너'를 통해서 당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항공 부품 회사 인수 과정을 주도하고, 또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이익 본 쪽이 K쪽으로 보여요. 각종 부정거래의 실무까지 K가 담당하지는 않았을 수는 있지만 전반적인 상황을 잘 알고 통제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해당 종목에 대한 한국 거래소의 대외비 문건을 입수하셨잖아요, 최대주주는 다섯 곳으로 양도했는데 다섯 곳의 담당자가 모두 같은 거였잖아요,  쪼개기한 걸까요?
"최대 주주가 다섯 곳으로 지분을 양도했고 양도를 받은 곳들은 거의 고점 혹은 고점 약간 지난 시점에서 다 팔아서 시세 차익을 남겼거든요. 이 다섯 곳의 공시 담당자가 동일 인물이었어요. 또 프로그램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 가운데 세 곳의 주식 계좌는 담당자까지 같았죠. 그래서 마치 한 회사처럼 운영이 됐던 건 아니겠는가라는 합리적 의심을 제기했던 것입니다."

- 또 50억 대 차익을 남긴 사람이 10명이라고 나오던데 혹시 차명일 가능성도 있을까요?
"차명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생각하죠. 왜냐하면 거래소 문건에도 나오는데 이 10명 중에서 매수자 한 명은 문제의 최대 주주 회사의 직원으로 추정돼요. 왜냐하면 직장 주소가 같았거든요. 또 이 매수자와 각각 전화번호와 주소가 같은 사람이 한 명씩 더 있었어요. 그러니까 최소 3명이 최대 주주와 연관돼 있는 거죠. 물론 이 세 분이 최대 주주와의 연관성을 수사 과정에서 부인할 가능성도 큽니다.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수사 과정에서 제대로 밝혀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의 심리 조사 체계 점검해봐야"
 

<시사기획 창>의 한 장면 ⓒ KBS

 
- 이 사건이 2019년이니 오래된 거 아닌가요?
"맞아요.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사건 발생은 2019년인데 올해 검찰로 넘어갔어요."

- 올해 5월이요? 이해가 안 가는데 보통 1~2년 안에 검찰로 넘어가지 않나요?
"프로에 다 담지 못한 내용 중 하나인데요. 주가 이상 급등은 2019년 5월에 있었고, 한국 거래소의 이상 거래 심리 보고서도 그해 금융감독원으로 넘어갔어요. 그런데 올해 검찰로 넘어갔다는 건 이상하죠. 여기에다 법원의 판단까지 종료되려면 시간이 또 얼마나 더 필요하겠어요? 금융당국의 심리 조사 체계를 점검해야 봐야 하는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 제가 알기로 문재인 정부 때 금융·증권범죄합수단 폐지했잖아요, 그것도 영향이 있을까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에 남부지검 금융범죄합동수사단이 해체됐고 한동훈 장관이 부활시켰는데요. 금융 범죄 수사 관점에서만 보자면, 해체의 부작용이 있는 건 사실 같습니다. 수사 지연 같은 부작용을 막는 조치까지 꼼꼼하게 있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 후과를 지금 시장 참여자들이 감당하고 있는 것이고요. 밀린 사건들이 빨리 처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금융 범죄의 피해는 시간에 비례해서 커지니까요."

- K는 쌍방울과도 연관이 있나 봐요. K에 대해 쌍방울 주가조작 혐의 확정판결까지 7년 걸렸다고 나와요. 보통 4년 걸리죠. 왜 이렇게 오래 걸린 걸까요?
"프로그램엔 다 담을 수 없었지만, K가 2년 6개월 정도 해외 도피를 하는 바람에 수사가 지연됩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취재원은 김성태 회장이 K에게 수사 지연을 위해 해외에 좀 나가 있으라는 지시를 했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 단순히 재판 지연 때문인가요?
"재판이 지연됐다는 것은 표면적인 이유에 가까운 것 같고요. 검찰이 왜 K의 해외 도피 행각을 좀 더 적극적으로 막아나서지 못했는가는 의문이긴 합니다. K에 대한 검찰 수사는 K가 제 발로 입국한 다음에서야 이뤄질 수 있었거든요. 지금도 많은 무자본 M&A 업자나 자본시장 위반자들이 해외 도피 중이에요. 그래서 수사가 지연되고 있죠. 피해자들은 재산상의 피해는 물론이고, 정의 실현이 너무 쉽게 지연된다는 사실 자체에 큰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 도피했다가 제 발로 온 거잖아요. 그것 좀 이상하지 않나요?
"취재원 증언에 따르면, 김성태 전 회장은 수사 지연을 위해 K에 도피 자금을 지속적으로 수혈하면서 입국을 막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K가 오랫동안 타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부인은 물론이고 자녀들까지도 같이 도피 생활을 했었기 때문에요. 그래서 더 못 견디고 들어왔고, 이 일을 계기로 K와 김 전 회장이 멀어졌다고 했습니다."
 

<시사기획 창>의 한 장면 ⓒ KBS

 
- 구치소에 있는 K 지인과 서면 인터뷰 진행했는데 어떠셨어요?
"구치소 현재 수감 중인 '관계자'와 서면 인터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그분께서 마음의 문을 열어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로 생각하는데요. 그분이 K에 대해 많이 알고 계세요. 저 나름의 확인 과정이 있었는데, 어느 것 하나 어긋나는 게 없었기에 그분의 발언을 신뢰하게 됐죠. 그분 덕분에 K의 추가 비리 정황에 대해서도 더 알아볼 수 있게 됐고요. 여러모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 K와는 어떤 관계인가요? 관계 정도는 알아야 이해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도 프로그램 방송되는 그날까지 고민했던 부분입니다. 이 기자님 말씀대로, 이 사람이 누군지 알아야 이 사람이 하는 말을 믿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확실하게 그분에 대해서 묘사하지 못했던 것은, 취재에 협조해 준 취재원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었어요. 제가 지금까지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K나 J 등으로 익명화했지만, 한 번도 대독이나 대역을 쓴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둘 다 했거든요. 그만큼 이분을 지켜야 했기 때문이죠."

- 취재하며 느낀 점은 뭔가요?
"지금 우리 금융 시스템은 위기입니다. 금융 시스템은 신뢰라는 토대 위에 구축돼 있는데 그 토대 자체가 전례 없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거든요. 예전부터 무자본 M&A 세력과 이들에 결탁한 일부 금융기관, 그리고 금융기관 내부의 몇몇 이탈자들이 아주 조금씩 균열을 일으키고 있었고요. 최근 라덕연 사태와 경남은행 PF 담당자의 횡령 사건이 아주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고금리가 이어지면 수익률 압박이 더 높아질 것이고, 더 많은 비위가 생길 우려가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어떻게 해서든 더는 이 불신이 확산하지 않도록 금융감독 기관이나 사법당국이 나서야만 하는 시점이 온 것 같습니다.

이런 국면에서 바람직한 언론의 역할이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라면요. 수신료 제도 자체도 큰 위협을 받는 상황이긴 합니다만 자본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언론이 산업 구조적으로 공영방송밖에는 없다는 관점에서 지금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취재하고 보도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다음 편 준비할 건가요?
"원래 무자본 M&A에서 벗어나 우리 주식 시장에 대한 좀 더 확장된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요. 영풍제지, 카카오 사건이 터지면서 주가 조작 같은 주제도 포함해서 열어 놓고 생각 중입니다. 어떤 주제라도, 시청자에게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취재, 제작하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전북의소리'에 중복게재 합니다.
주가조작 영풍제지 인수합병 이복현 라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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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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