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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다이빙이 넘지 못할 벽? 언젠간 넘는다"

[현장 인터뷰] 아시안게임에서 다이빙 사상 '최고 성적' 합작한 박하름·김수지

23.10.05 17:13최종업데이트23.10.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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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항저우'입니다.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5년 만에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장소입니다. 기다림 자체가 길었던 탓인지 선수들에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어떤 때보다도 많이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런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현장을 더욱 깊고 진중하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기자말]

▲ 결선 연기 선보이는 김수지 2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다이빙 여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김수지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아시안게임에서 두 개의 메달을 수집하며 한국 다이빙 사상 역대 최다 메달을 만드는 데 공헌한 김수지 선수는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오자마자 '와! 다 끝났어요!'라는 말을 꺼내며 안도했다. 

4일 여자 3m 스프링보드 경기를 끝낸 김수지(울산광역시청) 선수와 박하름(광주광역시체육회) 선수는 "전국체육대회, 국가대표 선발전, 그리고 도하 세계선수권까지 올림픽 때까지 쉴 틈이 없다"면서도, "아시안게임을 잘 마무리하게 되어서 코칭스태프 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며 웃었다.

두 선수는 함께 나선 다이빙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은메달 2개와 동메달 4개를 합작했다. 그중 두 개의 동메달이 김수지 선수의 차지, 한 개의 동메달은 박하름 선수의 몫이다. 김수지 선수는 "우리끼리 분위기나 훈련 의지가 잘 잡힌 덕분"이라고 동료들을 칭찬했다.

"긴장 많이 했는데 홀가분해", "오랫동안 고생한 덕분"

두 선수는 4일 3m 스프링보드 종목의 예선과 결승을 하루 만에 모두 뛰었다. 김수지는 "하루에 두 경기 뛰니 너무 힘들다"면서도, "오늘 진짜 경기 너무 즐겁게 뛰었다. 일본의 미카미 사야카 선수와 라이벌이 된 지 꽤 되었는데, 오늘은 이겨보고 싶었건만 이기지 못해 아쉽다"며 이번 경기 소감을 전했다.

박하름 선수도 "준비하는 기간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 오는 내내 걱정도 많았고, 국제대회 경험도 많지 않아서 시합 운영이 미숙했다"면서도, "아시안게임에서 수지와 처음 메달을 함께 따서 행복하고, 너무 홀가분하다. 잘 마무리한 것 같아 코치님과 트레이너 선생님들께 감사하다"고 첫 아시안게임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김수지 선수 역시 "시합 준비하면서 아픈 곳도 많았고 힘든 점도 많았다. 그럼에도 의무실 선생님이라든가, 코치 선생님들, 이기용 트레이너 선생님, 그리고 경기 내내 응원해 준 우리 동료들, 가족과 친구들 덕분에 이렇게 잘 뛰었다"며 웃었다.

역대 최다 메달 기록이다. 세계적으로나, 아시아 무대에서나 한국 다이빙의 점점 성적이 좋아지는 것도 눈에 띈다. 김수지 선수에게 비결을 물었다. 김수지는 "우리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고생하기도 했고, 훈련도 최대한 하고, 그리고 대표팀 선수들이 꽤 오랜 기간동안 바뀌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 온 덕분"이라며 비결을 전했다.

조금 더 비결을 물었다. "분위기가 잘 잡혀 있는 것이 우리 다이빙 대표팀의 특징이다. 올해 초부터도 열심히 훈련을 했는데, 훈련 시간도 길었다. 그 덕분에 역대 최다 메달 기록도 쓴 것 같다"며 김수지 선수는 웃었다.

투지도 올라갔다. 김수지 선수는 3m 스프링보드 싱크로에서 박하름 선수와 함께 따낸 동메달 역시 "사실 어정쩡하게 잘 뛰어도 동메달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그런 메달보다는 '내 힘으로 열심히 뛴 메달'이 더 좋지 않겠나. 그래서 더욱 열심히 뛰어서 메달을 얻어냈다"고 돌아봤다.

"하름이, 한 시기 뛸 때마다 입술 하얘지더라고요"
 

이번 아시안게임 경기를 모두 마친 박하름(왼쪽)과 김수지(오른쪽)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났다. ⓒ 박장식

 
첫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대회에 나온 박하름 선수는 3m 싱크로가 가장 긴장되었다고 돌아봤다. "사실 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 세계선수권에서도 실수가 있었어서, '여기서 실수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는 박하름의 말을 받아 김수지 선수가 "하름이가 한 시기 뛸 때마다 입술이 하얘지더라"고 농담을 건넸다.

박하름은 "그래도 수지가 긴장을 풀어주고 즐길 수 있게 해 준 덕분에 메달까지 얻어가면서 잘 마무리했다"며 웃었고, 김수지 선수도 "하름이가 경기 중반까지는 옆에서 한숨을 땅이 꺼지기 일보 직전까지 쉬었는데, 마지막 시기 마치고 나니까 입술 색도 원래보다 더 빨갛게 돌아왔다"며 웃었다.

실수의 경험을 이겨내고 따낸 메달은 큰 자산이 되었다. 박하름은 "원래 실수한 종목을 다시 뛸 때면 다리가 굳을 정도로 긴장한다"며, "아시안게임 덕분에 좋은 경험을 쌓았다. 앞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도 중국이 다이빙에 걸린 메달 10개를 모두 '싹쓸이'했다. 한국에 1개 세부종목을 내준 탁구보다 더한 '만리장성'이 다이빙 플랫폼을 두르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김수지는 "중국이 잘 해주고 완벽한 다이빙을 보여줘서, 우리도 이를 벤치마킹하니 수준이 높아지는 것 같다"며 담담해 했다.

그러며 김수지는 "중국이 넘지 못할 벽 같지만, 준비만 잘 한다면 중국은 언제라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때까지 항상 노력하면 언젠간 이길 수 있지 않을까"라며 바람을 드러냈다.

박하름 선수는 "처음 아시안게임이라 그런지 너무 힘들었는데, 끝나고 나니 너무 행복하다"며, "전국체육대회와 국가대표 선발전을 잘 치러서 선수촌에 다음 시즌에도 들어가는 것이 일차 목표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김수지 선수 역시 "아시안게임에서 시합도, 훈련도 재밌게 했다. 사실 경기는 끝났지만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파리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도하 세계선수권이 있기 때문에 쉴 시간이 없다. 이번에도 전국체육대회, 선발전이 있어서 반나절도 못 쉬고 선수촌으로 다시 돌아간다"며 파리 올림픽을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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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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