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스 비디오스틸컷
오드 AUD
사라진 킴스 비디오는 어디로 갔을까
대학교를 비롯하여 여러 단체와 개인이 킴스 비디오와 접촉한 끝에 최종 대상자가 선정된다. 결과는 놀라웠다. 영화 명문인 뉴욕대학교도 도서관도 아닌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살레미가 상대로 선정된 것이다. 그들은 이 자료를 받아 디지털화하고, 원하는 누구나 접속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공공의 지식창고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킴스 비디오 회원들은 모두 살레미에 방문해 무료 숙박과 영화감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조항도 삽입됐다. 그러나 미국에서 이탈리아의 소도시를 영화를 위해 찾는 이가 얼마나 되겠는가. 이것이 킴스 비디오의 폐업과 그 뒤의 이야기다.
두 용사는 한때 저들이 사랑했던 공주를 찾아 나서기로 결심한다. 폐업한 킴스 비디오 자리를 찾고 수소문해 그때의 직원들을 인터뷰하며 살레미로 날아가서 저들의 공주가 처한 현 상황을 확인하게 된다.
현실은 참혹했다. 킴스 비디오의 존재를 아는 이는 몇 되지 않고 사업은 이미 문을 닫은 상태다. 어렵게 찾은 건물에선 간판이 빛이 바랜 채 낡아가고 VHS와 DVD는 습한 방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상태다.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는 그 자료들의 보관 상태를 보고 있자면 얼마쯤 지난 뒤엔 누구도 그 가치를 알아주지 않는 폐기물이 되리란 걸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자료는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넷플릭스와 디즈니, 아마존 등 온갖 OTT 서비스가 세상 모든 영화를 편리하게 제공하는 이상적 서비스라고 믿는다. 그러나 현실은 그와는 아주 많이 다르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같은 유명한 작품조차 어떤 OTT 서비스 업체에서도 볼 수 없는 상황이 공공연하게 펼쳐진다.
많은 영화가, 유명하지 않은 영화의 경우엔 너무나도 많은 작품이 관객과 닿지 못한다. OTT 서비스 업체는 점점 더 저들과 연관이 있는 작품을 많이 노출시키고 그들이 소유한 작품 안에서 이용자들이 맴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간다. 그 안에 들지 못한 수많은 작품들은, 그러나 인간의 지성과 감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것일까. 때로는 그와 같은 소외된 작품들로부터 더욱 커다란 충격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닐까. 킴스 비디오가 일찍이 미국 정보기관에게 제 소장품들을 빼앗기면서까지 해냈던 일이 바로 그와 같은 것이 아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