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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꼴찌' 볼티모어는 어떻게 리그 최강팀이 되었나?

[메이저리그] '2년 전 110패 팀' 볼티모어가 올시즌 AL 최강팀으로 도약한 비결은?

23.10.02 10:39최종업데이트23.10.0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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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년 만의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우승을 달성한 볼티모어( 출처: 볼티모어 구단 공식 SNS)
9년 만의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우승을 달성한 볼티모어( 출처: 볼티모어 구단 공식 SNS)볼티모어 오리올스
 
올해 7월 하순부터 단 한순간도 지구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만년 꼴찌'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9월 28일(현지 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4연전 시리즈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마침내 9년 만의 아메리칸리그(아래 AL) 동부 지구 우승을 확정지었다.
 
전반기까지는 탬파베이에 밀려 지구 2위에 머물렀지만 후반기 이후 46승 24패 (승률 .657)의 급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힘입은 볼티모어는 7월에 무너진 탬파베이를 제치고 마침내 동부 지구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했다.
 
전통의 강호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꾸준하게 선수 영입에 투자했던 토론토, 신흥 강호 탬파베이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즐비한 AL 동부 지구에서 볼티모어는 우승을 거머쥐었을 뿐 아니라 아메리칸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이것은 2023시즌 개막 전 예상과 비교해서 가장 큰 이변 중 하나로 꼽히며 올시즌 볼티모어의 성공 비결에 대해 수많은 메이저리그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체 유망주 육성 성공, 큰 투자 없이 최고의 팀 구축
 
올시즌 볼티모어의 팀 페이롤은 7100만 달러(958억) 수준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구단 중 최하위권인 28위다. 그럼에도 볼티모어는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선수단을 구축했고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두 시즌 전(2021시즌) 110패를 기록했던 팀에서100승 이상을 거둔 팀으로 도약하며 역사상 가장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냈다.
 
볼티모어가 최하위권 팀 페이롤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리그 최고 수준의 자체 선수 육성 능력 덕분이다.

2018시즌 이후 메이저리그 최하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을 기록했던 볼티모어는 계속해서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얻었다. 이렇게 수년간 착실히 수집된 유망주들은 구단의 플랜에 따라 육성됐고 올시즌 볼티모어 지구 우승의 주역으로 성장했다.
 
과거 휴스턴이 꾸준한 강팀으로 거듭나는 데에 큰 기여를 했던 마이크 일라이어스 단장을 2019시즌 선임한 볼티모어는 마이너리그 팀 구장에 최신 분석 장비를 설치하는 등 유망주들의 육성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2019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와 42순위 지명자인 포수 러치맨과 멀티 내야수 헨더슨은 마이너리그에서 시행착오를 겪었음에도 올시즌 리그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춘 핵심 야수들로 성장했다. (두 선수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각각 6.1/4.9로 리그 최상위권).
 
또한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동안 체인지업을 가다듬은 2018년 드래프트 11순위 지명자 로드리게스와 슬라이더와 커브 완성도가 크게 향상된 브래디시는 후반기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로 활약하며 볼티모어 마운드를 이끌어나갈 에이스감임을 증명해냈다. (후반기 성적-브래디시: 7승 3패 ERA 2.40 로드리게스: 5승 2패 ERA 2.58 각각 후반기 리그 ERA 3위, 5위).
 
그 외에도 팀 유망주 순위권에도 들지 못했던 선수들인 예니에르 카노와 펠릭스 바티스타 역시 마이너리그 육성을 통해 커맨드를 크게 발전시키며 리그 최고 불펜 투수로 활약할 역량을 보였다. 이처럼 볼티모어는 마이너리그 육성 팀의 뛰어난 역량을 바탕으로 수년의 치열한 준비 끝에 AL 최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득점권에서 높아진 타선 집중력, 1점 차 승부 최강팀
 
올시즌 볼티모어가 탬파베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제치고 AL 동부 지구 우승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연장전에서도 11승 6패라는 매우 좋은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그 뿐이 아니라 접전 승부에 약했던 탬파베이와 달리 1점 차 승부에서 30승 16패라는 굉장히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탬파베이 22승 25패). 이 승률은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좋은 기록이다.
 
올시즌 볼티모어가 접전 승부에서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야수진이 득점권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굉장한 집중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올시즌 볼티모어의 팀 득점권 OPS는 0.837, wRC+(조정 득점 창조력)는 127로 모두 리그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볼티모어 타자들은 평소보다 득점권 상황에서 훨씬 더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시즌 리그 전체에서의 OPS 및 wRC+ 순위 10위/8위)
 
 2023시즌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등극이 유력한 볼티모어의 내야수 거너 헨더슨(출처: 볼티모어 구단 공식 SNS)
2023시즌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등극이 유력한 볼티모어의 내야수 거너 헨더슨(출처: 볼티모어 구단 공식 SNS)볼티모어오리올스
 
또한 볼티모어의 2루 주자들은 리그 평균보다 훨씬 더 공격적으로 홈을 노렸고 리그에서 가장 높은 +5점의 우수한 홈 진루 시도를 통한 득실마진을 기록했다. 주자들이 타자들의 좋은 타격을 득점으로 훌륭하게 연결시키는 등 득점권 상황에서 팀 단위 집중력이 상승하는 긍정적인 모습이 나타났다.
 
투수진 역시 하이 레버리지 상황(경기 후반의 중요 상황)에서 리그에서 가장 낮은 WHIP(이닝당 주자 허용)를 기록(1.06)하는 등 야수진 못지 않게 중요한 상황에서 집중력이 상승하며 상대 타선을 훌륭하게 제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덕분에 볼티모어는 지난해와 달리 접전 상황 리그 최강자로 변신할 수 있었다(지난 시즌 1점 차 경기 23승 24패).
 
5년여에 걸친 리빌딩의 성과를 올시즌 입증한 볼티모어는 AL 전체 1번 시드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7년 만에 나설 예정이다. 유수의 ML 기록 사이트인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경우 볼티모어의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을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두 번째로 높은 16.6%로 평가하고 있다(1위 애틀랜타 18.2%).
 
올시즌 득점권에서 탁월한 집중력을 발휘하며 아메리칸리그 최고 승률을 달성한 볼티모어는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도 최정상에 설 수 있을까? 젊은 선수들의 패기를 앞세운 볼티모어가 40년 만의 우승이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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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MLB.com, 베이스볼서번트, 팬그래프, 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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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종석 /감수: 김정학 기자) 스포츠 객원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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