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내내 리얼액션만 고집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다시 AI 이야기로 돌아오면, 톰 크루즈 등 제작진이 배우파업을 예상했을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배우들이 AI로 인해 존립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개봉한 <데드 레코닝, PART ONE>은 앞으로의 미래에 묘한 시사점을 던져 준다.
엔티티가 등장하면서 IMF는 물론 최고의 정보력을 자랑하는 미국 중앙정보부(CIA) 마처 속수무책이다. 급기야 이들은 오프라인 기반으로 대응에 나선다.
사실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 프랜차이즈 뿐만 아니라 <탑건 - 매버릭>, <잭 리처> 등에서 컴퓨터 그래픽(CG)을 엄격히 배제하고 말 그대로 리얼액션만 고집했다.
<반지의 제왕> 혹은 마블 슈퍼히어로 시리즈 등 CG로 도배하다시피 한 영화가 대세였음을 감안해 볼 때, 왠지 시대와 잘 맞지 않아 보이기도 했었다.
그러나 톰 크루즈의 액션에선 마블 영화가 보여주지 못하는, 아니 보여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그 무언가란 바로 '인간미'다. 앞서 적었듯 톰 크루즈는 1996년 이후 이번 <데드 레코닝, PART ONE>까지 37년간 <미션 임파서블> 프랜차이즈를 이어오면서 리얼 액션만 고집했다.
1편에선 TGV 열차에서 곡예를 펼치다시피 했고, 3편에선 중국 상하이의 마천루에서 위험천만한 점프를 시도했다. 4편 <고스트 프로토콜>에선 모래바람 한 가운데 뛰어들었고 바로 앞선 시리즈인 6편 <폴 아웃>에선 런던의 고층건물을 휘젓는가 하면 땅 끝과도 같았던 인도-파키스탄 국경 캐슈미르에서 온 몸을 던져 핵공격을 막아냈다.
특히나 <폴 아웃>에서 톰 크루즈가 악당에게서 헬기를 탈취하는 장면은 지금 봐도 아찔하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톰 크루즈 영화를 보다가 마블 영화를 보면 출연 배우가 연기는 정말 하는 건지 의심스럽기만 했다.
아마 AI가 대세로 떠올랐어도 배우는 어디까지나 '인간'의 영역임을 톰 크루즈가 몸소 보여줬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한때 '주제넘게도' 나이도 들고 했으니 톰 크루즈가 더 이상 액션연기는 그만하고 로맨틱 코미디나 드라마로 눈을 돌려줬으면 어떨까 하고 바랐던 적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시리즈 내내 온 몸을 던지는 톰 크루즈의 리얼 액션 연기에 새삼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특히 AI 기술의 성장에 배우들이 존립을 걱정하는 시절이라면 톰 크루즈의 존재는 더욱 빛난다.
톰 크루즈처럼 그래픽을 거부하고, 오로지 아날로그만 고집하는 장인은 또 있다. <오펜하이머>로 관객을 찾아온 명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이다. 언제고 크리스토퍼 놀란과 톰 크루즈가 의기투합할 날이 오는 건 아닐까? 상상만 해도 쫄깃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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