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신작 ‘데드 레코닝 PART ONE’ 포스터.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내내 리얼액션만 고집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지난 7월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이 파업에 들어갔다. 재상영분배금과 기본급 인상,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배우의 권리 보장 등이 배우조합의 주된 요구사항이다.
배우조합이 내세운 요구조건 가운데 AI 확산에 따른 배우 권리보장이 특히 눈에 띤다. 배우조합의 이 같은 요구는 AI가 배우들의 연기를 대체하면서 궁극적으로 배우라는 직업이 사라질 것이란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는 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실제 최근 영화에서 AI는 심심찮게 등장한다.
이 와중에 톰 크루즈 주연의 첩보 액션 활극 <미션 임파서블 : 데드 레코닝, PART ONE>이 지난 7월 12일 개봉했다.
톰 크루즈의 액션 연기는 언제나 명불허전이다. 톰 크루즈는 이제 우리나이로 환갑을 넘겼다. <데드 레코닝>을 보면서 톰 크루즈도 나이 들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그런데도 톰 크루즈는 액션 연기를 소화해 낸다. 오스트리아 알프스 협곡을 모터사이클을 타고 질주하다 질주하는 열차를 향해 점프하는 장면은 '톰 크루즈표' 액션 연기의 정점이다.
이번 <데드 레코닝>은 여러 군데에서 1편을 소환하는 건 또 다른 볼거리다. 1편에서 자신과 대척점에 섰던 유진 키트리지(헨리 체르니)를 등장시킨 점이 특히 그렇다. 이뿐만 아니다. 이단 헌트(톰 크루즈)가 악당 가브리엘(에사이 모랄레스)과 격돌하는 장면은 고속열차 TGV에서 배신한 팀 리더 짐 펠프스(존 보이트)와 벌이는 격투를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데드 레코닝>과 배우 파업은 무슨 상관관계일까? <데드 레코닝>에서 이단은 '엔티티'란 가공할 적과 상대한다.
영화 속 '엔티티'는 군사 기술에 도입한 인공지능이다. 디지털 기반인 '엔티티'는 스스로 학습해 나가면서 아예 정보세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성장해 나간다. 흡사 알파고가 바둑의 기보를 학습해 나가면서 바둑 최강자 이세돌 9단을 넘어섰듯이.
'엔티티'의 위력 앞에 IMF 팀도 무기력하다. 늘 뛰어난 해킹 기술로 이단을 기술 지원해왔던 벤지(사이먼 펙)와 루서(빙 레임스)도 엔티티를 당해내지 못하고, 자신들이 사용하던 랩탑 컴퓨터를 내팽개친다. 심지어 엔티티는 벤지의 목소리까지 흉내내서 이단을 막아 세운다. 결국 이단은 엔티티의 계략에 넘어가 일사 파우스트(레베카 퍼거슨)의 죽음도 막지 못한다.
잠시 여성 캐릭터로 방향을 틀고자 한다. 왜 일사 파우스트를 하차시켰는지 제작진이 너무 야속하다. 시리즈 내내 여성의 역할은 기껏해야 타이틀 롤 이단 헌트의 연인 역할에 그쳤다. 반면 이제껏 등장한 여성 캐릭터 중 가장 매력적이고 개성 강한 캐릭터가 일사 파우스트였다. 그레이스(헤일리 앳웰)가 앞으로 등장할 테지만, 일사에 비해 개성이 떨어져 보여 너무 아쉽다.
연기는 '인간 배우'의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