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YPC/유니버설뮤직
이 같은 상황임에도 7집은 1980년대 전성기 앨범 중 흔치 않게 조용필의 음악 전권이 고도로 발휘된다. 자작곡이 1곡에 불과했던 6집에 비해 반 이상의 노래에 직접 힘을 쏟은 이 음반은 트로트, 발라드, 신시사이저가 중심이 된 디스코 댄스음악을 거쳐 어느 정도 안정 노선에 접어든 뮤지션이 취한 다양한 음악적 혁신으로 가득 차 있다.
"어제 우리가 찾은 것은 무엇인가 / 잃은 것은 무엇인가 버린 것은 무엇인가" 노래하는 '어제, 오늘, 그리고'는 적절하게 가미된 신시사이저가 당대 해외 음악 시장을 풍미한 뉴웨이브의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비슷한 결에 라틴 리듬을 결합한 '프리마돈나', 성인 취향의 발라드 '눈물로 보이는 그대' 등 듣고 즐길 것이 즐비했다. 유재하가 조용필 밴드 '위대한 탄생'의 키보디스트로 활동하던 시기 그에게 먼저 준 '사랑하기 때문에'도 이 음반에 실려 있다.
'여행을 떠나요'로 대표되는 록 음악의 본격적 시동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태초 기타리스트로 음악 여정을 시작한 조용필이 다시금 기타를 핵심으로 끌고 오며, 한국 대중음악에 록 심기를 시도한다. 이승기의 리메이크 버전을 비롯해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는 이 곡을 중심으로 음반에는 '미지의 세계', '그대여', '아시아의 불꽃' 등 록의 강렬한 에너지가 용솟음치며 동시에 대중 감수성을 놓치지 않고 있다. 한국적 메인스트림 록의 한 면이 이 음반으로 채워진다.
어느덧 데뷔 55주년으로 올해만 해도 'Feeling Of You', '라' 등의 록,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신곡이 포함된 EP < Road to 20 - Prelude 2 >를 발매하며 음악 활동에 시동을 건 조용필. 그는 몇 번이고 '가왕', '국민가수'란 칭호를 거절했지만, 어쩔 수 없이 여전히 그의 음악은, 목소리는 대한민국을 응축하고 대표한다. LP, 카세트테이프, CD, MP3에 이어 스트리밍 시대까지 줄기차게 음악 차트 정상을 거머쥔 건 조용필이 유일하다.
국내 최초 단일앨범 100만 장, 최초 누적 앨범 1000만 장, 일본 내 한국 가수 최초 단일 100만 장. 이외에도 거침없이 많은 장르를 포식하며 꾸준히 새 노래를 써내는 조용필. 그는 언제까지나 살아있는 전설이며 최고의 대중가수이자 누구에게나 '영원한 오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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