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멸의 칼날: 남매의 연> 스틸컷
BoXoo 엔터테인먼트
폭발적 인기 구가하는 애니메이션
이 같은 인기 속에 애니메이션 제작이 이뤄지지 않을 리 없다. 연재 초창기부터 논의된 애니메이션 작업은 2018년 제작돼 이듬해 방영에 이르렀고, 예견된 성공을 거두었다. <귀멸의 칼날> 1기가 바로 그 작품이다.
일본 방영 꼭 나흘 뒤 한국에서도 방영된 이 작품은 작화며 전개, 음악, 원작에 충실한 작업에 이르기까지 여러 면에서 훌륭하단 평가를 받았다. 20분이 조금 넘는 짧은 분량으로 모두 26화가 제작되었는데, 가히 세계 제일이라 해도 좋을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의 역량이 그대로 녹아든 작품으로 보아도 좋겠다.
기본적으로는 작품이 연재된 만화잡지 '소년 점프' 특유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난다는 평가다. 동료들과 협력하고 불굴의 노력을 경주한 뒤 마침내 역경을 딛고 승리하기까지의 드라마가 기본적인 얼개가 된다는 뜻이다.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디즈니의 이야기보다 다소 어른스럽고 협동과 의지를 강조한다는 점에선 동양적인 특색도 찾아볼 수 있다.
좀비 연상케 하는 혈귀와 일본적 분위기의 만남
이야기는 탄지로라는 한 소년이 겪은 비극으로부터 출발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홀어머니 슬하에서 여러 동생들과 함께 살며 소소한 행복을 즐기던 탄지로였다. 눈이 많이 내린 어느 날 읍내에서 숯을 팔러 홀로 길을 떠난 뒤 돌아오니 온 가족이 살해돼 있다. 온통 피냄새로 가득한 현장에서 오로지 여동생만이 온기가 있는 걸 확인하고 탄지로는 동생을 등에 엎고 달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동생은 이미 숨을 멈춘 상태였고, 어딘지 산 사람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미 혈귀가 되어 있는 것이다.
혈귀는 <귀멸의 칼날>의 설정으로, 사람을 잡아먹고 사는 요괴다. 좀비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지만 다른 혈귀로의 감염이 쉽게 이뤄지진 않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야기는 탄지로가 혈귀가 된 동생을 들춰 엎고 혈귀를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한 방법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1기는 원작 만화 53화까지의 이야기로, 혈귀를 쫓아 박멸하는 귀멸대라는 집단에 가입하여 성장하는 과정이 중심이 된다. <저스티스 리그> 식으로 표현하자면 '탄지로 비긴즈' 정도가 되겠다.
탄지로는 그 여정에서 동생을 죽이려 하는 이로부터 동생을 지켜내고, 귀멸의 검사가 되기 위해 수련을 거듭하며, 어엿한 귀멸대의 일원이 되기에 이른다. 그로부터 여러 임무를 맡게 되고, 사람을 죽이는 혈귀들을 처단하며 동생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뒤쫓는 것이다. 그 과정 가운데 탄지로는 저의 올곧음을 꺾지 않고, 동생이며 동료들과 우애를 키워가니, 이 만화를 좋아하는 이들 대다수는 정이 사를 이겨내는 세상에 흔치 않은 이야기로부터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