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 스틸컷
BIFAN
모든 이의 인정따윈 필요 없어!
사실 줄거리가 그리 중요한 영화는 못된다. 시종일관 어딘지 들뜬 분위기 속에서 수다스럽고 난잡하게 흘러가는 이야기가 관객에게 어느 한 대목에 차분히 집중할 수 없도록 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온갖 소품이며 설정, 대사들은 시대성을 반영한 무엇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또 그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무의미와 의미가 마주 닿고 온갖 것을 조롱하기도 숭배하기도 하는 이야기 가운데서 결국한 한 사람과 다른 존재의 만남과 사랑만이 영화의 궁극적 관심으로 이어진다.
처음부터 각오한 바이겠으나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는 모든 이에게 호응을 이끌어낼 만한 작품이 되진 못했다. 산만하고 난잡하며 일부 연출에 있어 조잡하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듯하다.
그러나 사랑과 모험, 위험과 환상, 그밖에도 온갖 독특한 특징을 영화의 군데군데서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오랫동안 관심을 두어온 그만의 특징과 이 영화는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영화 속 주인공은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동기들을 피하여 마침내 외계인의 손을 붙든다. 키치적이고 컬트적이라 불리는 많은 영화들 또한 저를 인정하지 않는 대중을 벗어나 저에게 열광하는 관객들과 만난다.
산만하고 난잡하며 누군가는 조잡하다고 평가할지라도 그것을 밀고 나가면 저만의 색깔이 된다는 것을 이미 이 영화제는 보여주었다. 어쩌면 1997년생 젊은 감독의 미래도 그와 같은 것일지 모르겠다.
요컨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올해도 어김없이 판타스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