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힘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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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 대회 출전을 거부 당한 소년
영화 <파힘>은 파힘(아사드 아메드 분)이 전국 체스 챔피언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다룬다. 여느 스포츠 영화처럼 열심히 훈련해 스스로를 극복하고 여러 강자를 뛰어넘는 과정은, 그러나 영화의 일부일 뿐이다. 영화의 중추를 이루는 건 그가 대회에 나가기까지의 이야기다. 말 그대로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영화의 중심이 된다.
파힘 역시 웬디처럼 대회 출전을 거부당했다. 파힘의 부모가 불법체류자이기 때문이다. 방글라데시에서 반정부시위를 하다 생명에 위험을 느끼고 프랑스까지 떠나온 파힘의 아버지는 프랑스에서 난민 인정이 되지 않아 임시보호소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신세다. 정부는 아빠만 추방하고 파힘은 위탁가정에 보내겠다고 하고, 이들은 헤어지지 않기 위해 불법체류자들이 모여 사는 난민촌에까지 들어가기에 이른다.
집도 없고 체류증도 없는 그가 체스에 재능이 있다 해서 어쩌겠는가. 프랑스라고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12세 이하 체스 챔피언을 가리는 대회는 파힘의 선수등록을 받아주지 않으려 한다. 파힘의 스승 자비에(제라르 드빠르디유 분)가 프랑스 체스협회 회장을 만나 설득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인상적이다. 그 짧은 면담의 끝에서 파힘의 선수등록이 이뤄지게 되고, 그는 마침내 챔피언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