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남녀>는 1995년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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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홍콩 청순 여배우의 대표주자
대만 출신 배우 오천련은 20대 초반이었던 1990년 고 진목승 감독이 연출한 유덕화 주연의 <천장지구>를 통해 데뷔했다. 오천련은 <천장지구>에 나올 당시 영화 출연 경험이 거의 없는 초짜 신인이었지만 청초한 매력을 뽐내면서 단숨에 왕조현을 위협하는 중화권 여성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유덕화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오천련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질주하다가 흐르는 코피를 닦는 장면은 홍콩영화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천장지구>로 스타덤에 오른 오천련은 이듬해 <지존무상2: 영패천하>에 출연했고 1992년에는 신예스타 곽부성과 함께 <천장지구2>에 출연했다. 아무래도 전편과 비교될 수 밖에 없었던 <천장지구2>는 흥행이나 비평에서 모두 1편에 미치지 못했지만 오천련의 매력은 전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참고로 <천장지구2: 속천장지구> <천장지구3: 천장지구 완결> 등은 오천련이 출연한 <천장지구1, 2>와는 다른 '제목낚시'에 가까운 영화들이다.
1994년 주윤발과 함께 <도신2>에 출연하는 등 주로 홍콩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던 오천련은 1994년 오랜만에 고국인 대만으로 건너가 이안 감독의 <음식남녀>에 출연했다. 오천련이 항공사에서 일하는 주사부(고 랑웅 분)의 둘째 딸 가천을 연기한 <음식남녀>는 잔잔하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와 화려한 음식의 향연으로 극찬을 받으며 1995년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천장지구> 시리즈는 1992년까지 두 편으로 막을 내렸지만 오천련은 배우 커리어 내내 <천장지구>의 그늘이 계속 따라 다녔다. 1994년에는 <신변연인>이라는 영화가 < 95천장지구- 신변연인 >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고 정이건과 함께 출연했던 <묘가 천장지구>라는 영화도 있었다. 심지어 1997년 유덕화와 재회한 중일전쟁을 배경으로 한 멜로영화는 <천장지구 3 - 풍화가인>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
1999년 여명과 함께 멜로영화 <반생연>, 같은 해 제작진과 출연진이 모두 바뀐 <음식남녀2>에 출연한 오천련은 1999년 <끝나지 않았어요>를 끝으로 활동이 뜸해졌다. 2004년 일본과 한국의 합작영화 <호텔 비너스>, 액션영화 <강호>에서 조연으로 얼굴을 비춘 오천련은 200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비밀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후 배우생활을 접은 오천련은 현재 내조와 육아에 전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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