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스타로 유명하던 월버그(왼쪽)는 < 19곰 테드 >를 통해 발군의 코미디 연기를 선보였다.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코리아(주)
< 19곰 테드 >는 미국에서 <심슨 가족> <사우스파크>와 함께 '3대 애니메이션'이라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얻은 애니메이션 <패밀리 가이>의 원작자 세스 맥팔레인이 연출한 작품이다. 북미흥행 2억 1800만 달러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5억 4900만 달러의 엄청난 흥행성적을 기록했지만 국내에서는 <패밀리 가이>의 낮은 인지도와 노골적인 미국식 19금 유머 때문에 전국 26만 관객에 머물렀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왕따 소년 존 베넷(마크 월버그 분)은 8살 되던 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테디 베어 인형이 말을 했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빈다. 그랬더니 다음날 정말로 곰 인형이 생명을 얻어 친구가 없던 존의 유일한 친구가 됐다. 존과 테드(세스 맥팔레인 분)는 27년의 세월이 지난 30대 중반까지도 여전히 절친으로 지내는데 존의 여자친구 로리(밀라 쿠니스 분) 때문에 존과 테드의 사이에 문제가 생긴다.
사실 < 19곰 테드 >의 노골적인 19금 웃음코드는 가벼운 코미디에 익숙한 국내 관객들이 적응하긴 결코 쉽지 않다. 특히 대마초가 전면 금지된 한국 관객들에게 대마초를 나눠 피우며 맛과 향에 대해 토론하는 존과 테드의 모습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두 남자의 속사포 같은 19금 드립들이 난무한 전반부를 지나면 존, 로리의 사랑과 존, 테드의 진한 우정, 그리고 생명의 소중함까지 느낄 수 있는 감동적인 후반부가 기다리고 있다.
< 19곰 테드 >는 코미디 장르의 영화임에도 영국의 일간지 <더 가디언>이 선정한 '21세기 100대 영화' 순위에서 60위에 랭크됐다. 물론 이 순위를 마냥 신뢰할 필요는 없지만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이 66위, 소피아 포콜라 감독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가 77위,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85위, 코엔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86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 19곰 테드 >는 상당히 높은 순위에 올라있는 셈이다.
제작비의 10배에 달하는 흥행성적을 기록한 < 19곰 테드 >는 3년이 지난 2015년 속편을 제작·개봉했다. < 19곰 테드 2 > 역시 2억 1500만 달러로 쏠쏠한 흥행성적을 기록했지만 제작비가 6800만 달러로 올랐음에도 전편의 놀라운 대박흥행을 이어가진 못했다. 전편에서 신선했던 19금 유머의 반복과 함께 1편에서 많은 우여곡절 끝에 힘들게 존과 결혼했던 로리 역의 밀라 쿠니스가 하차하면서 내용이 변한 것도 흥행에 악영향을 끼쳤다.
곰 인형에게 질투하는 여자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