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본문듣기

박수받은 '문재인입니다'... 상영관 곳곳에서 눈물

[24th JIFF] 다큐 영화 <문재인입니다> 첫 상영... "'다스뵈이다' 공개 영상, 원래 영화에 안 넣었다"

23.04.30 13:04최종업데이트23.04.30 13:28
원고료로 응원
 영화 <문재인입니다>의 한 장면.
영화 <문재인입니다>의 한 장면.엠프로젝트

"이것은 꽃이 피기 전 봉우리가 붓과 같다고 해서 붓꽃이죠."
 
자연인 문재인의 모습을 처음으로 영화화 한 다큐멘터리 <문재인입니다>는 그를 기억하고 응원했던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이 영화가 첫 상영된 지난 29일 오후 7시 전북 전주시 삼성문화관 곳곳에선 훌쩍이는 소리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직접 제작한 <문재인입니다>는 <노무현입니다>(2017)를 연출한 이창재 감독의 후속작이다. 공개 전부터 여러 논란이 있었고 지난 14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공개된 일부 영상, 즉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작심한 듯한 "지난 5년간에 이룬 성취가 순식간에 무너지고 과거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 허망한 생각이 든다" 등의 발언으로 인해 영화 관련 궁금증이 매우 커졌던 상황이었다.
 
이를 방증하듯 약 2000석 규모의 삼성문화관은 일찌감치 장사진이었다. 대형 영화 입간판 앞에서 사진을 찍는 관객들, 가족 단위로 상영관에 입장하는 관객들 등 각양각색이었다.
 
우선 공개된 114분 분량의 영화는 꽃과 나무, 동물을 사랑한 문재인의 모습이 많이 강조된 모양새였다. 청와대에서 산책하며 참모진들에게 꽃 이름과 그 유래를 설명하고, 퇴임 후 고향에서 아내 김정숙 여사와 밭을 일구며 반려견 마루와 토리, 반려묘들과 일상을 보내는 모습이 비중있게 담겼다.
 
 영화 <문재인입니다>의 한 장면.
영화 <문재인입니다>의 한 장면.엠프로젝트

물론 중간중간 문재인 정부의 공과가 언급되긴 한다. 당시 청와대 참모진, 측근의 인터뷰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거둔 외교 성과와 그 뒷이야기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담판을 지은 방위비분담금 인상 요구와 미사일 사거리 해제를 비롯해, 일본의 반도체 원자제 수출 규제 대응 등 주로 주권 외교에 해당하는 내용들이었다.
 
또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말을 통해 선하고 묵직하지만 한편으론 권력 의지가 적어 보여 답답하게 느껴졌던 문재인의 성정이 전달된다. 특히 지금 당장 소주 한 잔 기울이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는 물음에 문 전 대통령이 "조국"이라고 답한 뒤 오랜 시간 말없이 생각에 잠기는 장면은 여러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 전후로 불거진 내외부 비판, 결국 정권 교체를 당한 것에 대한 책임론 등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허심탄회한 고백을 기대한 관객 입장에선 아쉽겠지만, 직접적인 발언은 등장하지 않는다.

<다스뵈이다>에서 공개한 영상 또한 영화에선 나오지 않는다. 이에 상영 직전 취재진과 만난 이창재 감독은 "이미 영화에선 넣지 않은 장면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촬영한 것들을 마음대로 사용하라 했지만, 원래부터 영화엔 넣지 않았다. <다스뵈이다> 측에서 다른 영상들을 요청해서 제공한 것"이라 설명했다.
 
작품이 저널리즘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고 있기에 보다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운 시각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휴먼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결과물이었다. 상영 도중 객석에선 일부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거나 훌쩍이기도 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에 선물한 풍산개 두 마리를 반환하는 과정에서 안타까워 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모습이 나올 때는 관객 다수가 눈물을 보였다. 직접적으로 설명하진 않지만 대통령 기록물 유출 논란에 대한 앞뒤 상황이 담겨서 대략적인 맥락을 알 수 있다.
 
상영이 끝나고는 기립박수를 치는 관객도 있었다. 이창재 감독 및 영화 스태프들은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문재인입니다>는 오는 5월 10일 개봉한다.
문재인입니다 전주국제영화제
댓글2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