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의 한 장면.
넷플릭스
최고의 파인다이닝 '헝거'를 이끄는 셰프 폴은 뛰어난 실력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특히 고위층이 그를 좋아라 하는데, 그의 요리가 보여 주는 원초적인 면이 그들의 깊은 곳을 자극시키는가 보다. 가진 놈이 더 가지려 한다는 말이 있는데, 폴은 정확히 그 지점을 간파하고 가진 자들의 채워지지 않는 배고픔을 자극한다. 배고픔의 작동 원리에 대해선 어린 시절 찢어지게 가난했던 그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폴은 누구보다 요리에 진심이지만 요리를 요리로 생각하고 있지 않기도 하다. 맛있는 요리를 먹었을 때의 환희는 전혀 알지 못하는 듯, 알 필요도 없다는 듯 오직 배고픔을 채우는 용도로서의 요리를 선보인다. 주제를 갖고 펼치는 퍼포먼스도 동일한 결의 용도다. 그에게 요리는 성공에의 배고픔을 채우기 위한 도구이고, 고위층의 원초적인 배고픔을 채워 줌으로써 그들 위에 군림하려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누구든 살면서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남모를 무엇을 상정하곤 한다. 공부, 직업, 사람 등 가지각색일 것이다. 폴처럼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는 이도 있을 테고, 오이처럼 고민하고 성찰하며 삐걱대지만 나아가는 이도 있을 테며, 두려움에 차마 발을 디디지조차 못하는 이도 있을 테다.
이 영화 <헝거>는 다양하다고 할 순 없지만 대신 꽤 깊이 있게 인간군상을 들여다본다. 거기에 장르적 요소를 가미해 재미를 극대화시켰다. 요리를 만드는 게 이리도 스릴 있고 요리를 맛보는 게 이리도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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