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찬 정규 3집 < The 3rd Season > 앨범 커버 이미지
워너뮤직코리아
여러 스타일이 혼재했던 전작들에 비해 1996년에 발매한 정규 3집 < The 3rd Season>은 알앤비 성향이 일관적이다. 뉴잭스윙 비트와 미끄러지듯 기름기 도는 보컬은 장르의 공식을 따른다. 허나 무언가 다르다. 장르의 전형에서 탈피하기 때문이다. 변칙적 편곡과 소리 활용은 기존 공식에서 벗어나 조규찬만의 '알앤비 가요'를 구현했다.
음반의 회자엔 대중적 곡이 있다. C.C(캠퍼스 커플)을 비튼 'C.F'의 애상감과 'Drive'의 그루브 사이로 선율감이 살아 있다. 'Drive'의 후반부 스캣부터 마지막 코러스로 뻗어나가는 곳 구성은 조규찬만이 펼쳐 보일 수 있는 자유로움. 리듬과 멜로디 양 축에 대한 높은 이해도에 대중적이면서도 뻔하지 않은 곡들이 잉태되었다.
'아노미의 불바다'라는 노랫말의 반복에 동양적인 멜로디가 결합한 'Anomi'와 원맨 아카펠라가 촘촘한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차지한다' 등 일반적 알앤비 앨범으로 귀결될 수 없는 음반이다. 언어를 자유롭게 밀고 당기는 그만의 발화법과 '너를 읽고'의 겹겹이 쌓인 셀프 코러스는 긍정적 의미에서의 재능 쇼케이스다.
조규찬의 디스코그래피를 다시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1990년대의 환경과 아티스트의 카멜레온적 다변성(多變性)이 보장했던 초, 중기를 지나 '만일'과 '포유류'의 1999년 5집 < 상어 >와 기타의 악기성(樂器性)을 담은 < Guitology >(2005)로 실험을 지속했다.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결코 녹록지 않았을 행보다. 동물적 본능에 치밀한 계산을 더한 < The 3rd Season >은 조규찬 경력의 하이라이트 필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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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염동교라고 합니다. 대중음악을 비롯해 영화와 연극,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