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하우스> 연출한 이주형 광주 MBC PD
이주형 제공
- 다큐 마지막 부분 보면 출연자에게 솔로하우스란 뭔지 물으셨더라고요. PD님에게 솔로하우스는 뭔가요?
"제가 생각하는 솔로하우스는 몇 년 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롭기는 싫은 요즘 솔로들이 살고 싶은 공간'이라고 생각하고요."
- 왜 그럴까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많은 분이 이야기한 건데요. 내 공간 안에서 내가 주체적으로 있고 싶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을 방치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자기 성장에 대한 자양분을 삼기 위해서는 연결이 돼야 되는데 그런 연결이 예전에 우리가 흔히들 알던 가족이 됐든 직장이 됐든 어떤 집단이 됐든 이런 강한 유대 관계나 협력을 원하는 관계가 아니라 때로는 같이 연결해서 이야기할 수도 있고 때로는 한 발짝 떨어질 수도 있고 약간 느슨한 연결 그 정도의 관계를 다들 원하는 것 같아요."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을까요?
"(1부 내용인데) 제주에서 만났던 서지씨랑 다샤씨 같은 경우 쓰레기 같은 게 안 나오게 하려고 노력한다거나 심지어 재활용된 옷이나 가구를 쓴 걸 보면서 저는 물을 사서 마시면 맨날 페트병 버리는데 이렇게 분리수거 잘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제가 너무 잘못하고 있나란 생각도 들었어요. 촬영하면서 그게 좀 인상적이었어요.
사실 다샤씨 집은 너무 더웠거든요. 에어컨이 아예 없어요. 저희가 7월 말에 집 내부를 촬영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에어컨이 없으니까 선풍기를 틀었는데도 너무 더운 거예요. 그 집에 다행히 제습기가 있더라고요. 습기 제거하려고 제습기를 틀었는데 제습기의 습도가 80%예요. 웃겼던 건 그때 그렇게 한 번 더위를 겪고 나니까 서울이나 다른 곳에 가서 촬영하는데 아무리 더운 데 가도 하나도 안 더운 거예요. 근데 재미는 있었어요. 80% 떴을 때가 너무 인상적이었죠."
- 시청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가 있을까요?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집이 곧 돈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돈을 벌기 위해서 집을 사고 그러다 보니까 4인 기준 아파트가 제일 주목받게 되는데 저희 <솔로하우스>에 나온 집들은 그런 규격화된 집 말고 다른 기준에서 만들어진 집이라는 게 보이잖아요. 그렇게 경제적 이점을 추구하기 위해서 집을 사거나 팔거나 하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저희 <솔로하우스> 같은 영상을 보면서 정말 나한테 필요한 공간은 어떤 거고 무슨 공간이 필요한 건지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연출하며 느낀 점이 있을까요?
"흔히 우리가 생각할 때 솔로라고 하면 왠지 고집스럽고 자기밖에 모를 것 같은 이미지가 있죠. 촬영하면서 느꼈던 건 뭐냐면 다들 정말 각자의 고집스러움이 있는 건 맞아요. 근데 이게 고집이라는 게 남에 대해 완고한 게 아니라 자신과의 약속 자신이 정해놓은 어떤 룰에 대해서 타협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었거든요. 그런 게 되게 인상적이었고 시청자들도 저희 12편의 <솔로하우스>를 통해서 나만의 공간이 갖는 매력에 대해서 한번 느껴보시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지난 3년 동안 제가 공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계속해왔는데요. 해를 거듭하면서 저도 나름대로 시행착오가 있어서 그런 실수를 줄이고 제작 스태프들과 소통을 더 늘릴 수 있게 하려고 다양한 시스템을 많이 만들어봤어요. 왜냐하면 이번에는 12편이나 되다 보니 제가 모든 걸 다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할 수는 없었거든요. 그래서 정확하게 분업하고 분업이 돼서 나온 결과물들을 제가 최종 감수하는 시스템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그게 3년 동안 가꾸다 보니까 올해가 가장 잘 이루어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제작 방식이 나중에 제가 다음 연출할 때 큰 자양분이 될 것 같고요.
그리고 이제 공간 아이템 제작을 마무리하게 됐는데요. 그동안 저와 함께 해온 작가분들과 디지털 에디터분들 그리고 저희 촬영 감독과 신입 조연출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의 말씀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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