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연애대전] 스틸컷
넷플릭스
<연애대전>은 어차피 해피엔딩이란 결말을 예상하다가도 중간에 몇 번은 '낯선데?', '이게 아닌데...'를 터트리는 신기한 드라마다. 뻔함에서 벗어나는 행동이 상대의 마음에 꽂히는 케이스다. '넌 네게 모욕감을 줬어'란 말이 어울리는 캐릭터는 끌릴 수밖에 없는 사건사고를 반복하면서 결국 빠져들게 만든다. 특히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인 캔디, 신데렐라 같지만 묘하게 비틀고 깨버리는 캐릭터가 흥미로워 관전하게 된다.
서로 다른 인격이 만나서, 모난 부분을 깎아내고, 일부는 버리며 맞춰가는 연애.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는 데 '진심'이 통해야 한다는 주제를 선명히 드러낸다. 아무리 철갑을 두르더라도 진정성을 알고 나면 무장 해제되어 버리는 마법이 제대로 훈훈함을 안긴다. 사랑에 빠지면 착해진다는 말도 공감하게 한다. 그 사람과 동일시되고 싶은 거울 효과가 강력히 작동하는 심리 말이다. 사랑을 넘어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을 닮고 싶은 선한 영향력이 전반을 감싸고 있어 행복감을 선사한다.
이를 잘 살린 두 배우의 연기 변신이 돋보인다. 그동안 어둡거나 강인한 역할을 주로 맡아왔던 김옥빈은 소탈하고 당찬 매력을 선보인다. 변호사지만 스스로 무술을 익힌 재야의 고수이자, 뭐든 이겨야만 직성이 풀리는 여미란을 잘 소화했다. 액션배우로의 이미지는 유지한 채 발랄하고 경쾌한, 의리와 정의감이 불타지만 허당미를 더했다. 김옥빈 안에 갇혀 있던 개그본능과 귀여움까지 쏟아내 해방감이 느껴질 정도다. 김옥빈에게 이런 연기도 가능했는지 놀랄 만한 반전 매력이 훅하고 허를 찌른다.
데뷔 이후, 줄곧 소년미를 장착했던 배우 유태오는 청춘의 이미지에 갇혀 있었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로맨틱한 이미지를 얻게 되었다. 외국에서 오래 살아 한국어가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오히려 유학파 캐릭터를 살리는 데 일조했다. 두 사람 다 모두에게 득이 되는 작품을 만나 시너지를 이룬 셈이다.
시리즈에는 둘의 상극만 있는 건 아니다. 주인공의 절친한 친구로 등장하는 도원 엔터테인먼트 대표 도원준(김지훈)과 룸메이트 신나은(고원희)이 펼치는 서브 연애 스토리도 재미있다. 거기에 톱스타 최수진으로 등장하는 김성령이 큐피트 겸 시스터후드를 형성하며, 시리즈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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