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12승을 수확한 LG 우완투수 이민호
LG 트윈스
'12승'에 숨겨진 이면
2020년 1군 무대에 데뷔한 이후 프로 3년차가 된 지난해, 이민호는 26경기 119⅓이닝 12승 8패 평균자책점 5.51을 기록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경기 수에 비해 적은 이닝이다. 꾸준히 선발투수로 등판했음에도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26경기 중에서 6이닝 이상 던진 경기는 6경기로, 길게 마운드를 책임지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8월 18일 SSG전(6⅔이닝 8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1실점)에서 시즌 최다 이닝을 소화했고, 7이닝을 넘긴 경기는 한 차례도 없었다. 이민호가 선발로 등판할 때면 일찌감치 구원투수들이 대기해야 했다.
세부지표가 나빠진 점도 주목해봐야 한다. 피안타율(0.305), 피OPS(0.829),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58)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최근 세 시즌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12승 투수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물론 이민호 입장에서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다. 이전 두 시즌(2020년 0.291, 2021년 0.259)에 비해서 지난 시즌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이 0.332로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고영표(0.335)처럼 '불운' 속에서도 호투를 펼친 투수도 존재한다.
시즌 내내 믿음을 주지 못하면서 플레이오프에서는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것이 전부였다. 선발로도, 구원투수로도 등판할 기회도 없었다.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가을야구를 덕아웃에서 지켜봐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