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선이 11일(한국시간) 폴란드 토마쇼프 마조비에츠키에서 열린 2022-2023 ISU 스피드 스케이팅 월드컵 5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에 출전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적수가 없었던 김민선의 레이스
바네사 헤어초크(오스트리아)와 9조에 배정된 김민선은 인코스에서 출발했다. 힘차게 스타트를 끊은 이후 100m 지점을 10초53으로 지났고, 직선 구간을 지나 두 번째 코너를 돌 때까지만 해도 몸이 조금 무거워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김민선이 위기에서 벗어난 것은 마지막 직선 구간이었다. 뒷심을 발휘하며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 이날 경기를 소화한 선수들 중에서 유일하게 37초대의 기록을 남겼다.
10조에서 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에린 잭슨(미국, 38초23) 등 상위권에서 경쟁을 펼치는 선수들과의 격차가 컸다. 1위를 확정한 김민선은 10조 선수들의 경기가 끝난 이후 덤덤하게 자신의 순위를 확인했다.
지난해 12월 4차 대회(캐나다) 이후 두 달여 만에 월드컵 대회에 나선 김민선은 여전한 기량을 뽐냈다. 빙판 상태가 좋지 않아 많은 선수들이 고전했음에도 '여자 500m 랭킹 1위'의 이유를 입증해 보였다.
3조에서 경기를 치른 이나현(노원고, 38초88)도 11위를 마크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옆에서 출발한 선수가 곧바로 넘어져 당황할 법도 했지만, 평정심을 유지하며 침착하게 레이스를 마쳤다.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전관왕'에 도전
올 시즌 김민선의 성과는 기대 이상이다. 1차 대회(37초55)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민선은 2차 대회(37초21), 3차 대회(36초97), 4차 대회(36초96)까지 상승세를 이어간 것도 중요하지만 기록이 점점 단축된 점이 고무적이었다. 그러면서 이상화가 보유하고 있는 세계기록(36초36)과도 가까워졌다.
월드컵 대회가 없었던 기간에도 김민선은 쉬지 않았다. 지난 달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개최된 동계 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서 3관왕(여자 500m, 1000m, 혼성계주)에 등극한 데 이어 국내서 펼쳐진 동계체전에서도 3관왕(여자 500m, 1000m, 여자 팀 추월)을 차지했다.
5차 대회까지 월드컵 시리즈 내내 내내 여자 500m 정상을 지킨 김민선은 이제 새로운 기록을 바라본다. 월드컵 파이널(2월 18일~19일) 대회서도 금메달을 추가한다면 월드컵 시리즈 역사상 최초의 여자 500m '전관왕'도 가능하다.
과거 예니 볼프(독일), 이상화(대한민국), 고다이라 나오(일본) 등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여자 단거리 선수들도 월드컵 대회서 전관왕에 등극한 적은 없었다. 그만큼 김민선의 도전이 갖는 의미가 크다.
종목별 세계선수권(3월 2일~5일)까지 여자 500m에서 단 1개의 금메달도 놓치지 않고 싶은 것이 김민선의 마음일 것이다. 2022-2023시즌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하길 원하는 김민선이 스피드 스케이팅 역사에 한 획을 그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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