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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발목잡은 삼성화재... 이크바이리 펄펄 날았다

[프로배구] 우리카드 셧아웃으로 제압, 5라운드 기분 좋게 출발한 삼성화재

23.02.04 09:32최종업데이트23.02.0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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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만에 다시 만났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이번에는 풀세트까지 갈 필요가 없었다. 삼성화재가 또 우리카드의 발목을 잡았다.

삼성화재는 3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우리카드와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0(25-19, 25-20, 25-20)으로 완파하고 셧아웃 승리를 거두었다. 지난 달 25일 4라운드 세트스코어 3-2 승리에 이어 우리카드전 2연승이다.

승점 3점을 획득한 최하위 삼성화재(7승 18패 승점 22)는 6위 KB손해보험(9승 16패 승점 27)과의 격차를 승점 5점으로 좁혔다. 반면 3연패 수렁에 빠진 우리카드(14승 12패 승점 39)는 3위 수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3일 우리카드와 원정 경기에서 득점 이후 기뻐하는 삼성화재 선수들
3일 우리카드와 원정 경기에서 득점 이후 기뻐하는 삼성화재 선수들한국배구연맹(KOVO)
 
초반부터 터진 이크바이리, 우리카드의 반격은 없었다

1세트부터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우리카드에서는 김지한, 리버맨 아가메즈(등록명 아가메즈), 나경복이 나란히 범실을 기록하는 반면 1세트에만 7득점을 올린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이크바이리)는 자신의 존재감을 맘껏 뽐냈다. 특히 21-17에서 각각 김지한, 나경복 쪽을 공략해 연속 서브 에이스를 올린 장면이 압권이었다.

2세트에서는 수비까지 도와줬다. 11-8에서 나경복의 스파이크를 건져낸 리베로 이상욱의 기막힌 디그에 이은 신장호의 블로킹으로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우리카드는 12-8에서 다급하게 타임아웃을 요청했으나 김준우의 블로킹, 김정호의 서브 에이스로 오히려 점수 차가 더 벌어졌다.

1세트에만 5득점을 올렸던 아가메즈가 2세트에는 단 1득점만 기록하는 등 오랜 침묵을 이어갔다. 2세트에 7득점을 보탠 나경복의 분전만으로는 소용이 없었다. 특히 김지한 등 수비가 비교적 약한 선수가 후위에 있을 때 삼성화재가 이 빈 틈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이렇다 할 반전 없이 2세트를 끝낸 우리카드는 3세트 중반까지 김지한, 나경복을 중심으로 힘을 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16-16에서 김정호의 C속공을 시작으로 5점을 내리 뽑은 삼성화재가 멀찌감치 달아났다.

우리카드가 17-22에서 속공과 서브 에이스를 연달아 성공시킨 아가메즈의 득점으로 3점 차까지 따라붙자 삼성화재는 상대의 서브범실, 신장호의 C속공으로 매치 포인트에 도달했다. 24-20에서 이호건의 토스를 받은 이크바이리는 오픈공격으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3일 우리카드와 원정 경기에서 김상우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이크바이리
3일 우리카드와 원정 경기에서 김상우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이크바이리한국배구연맹(KOVO)
 
경기력 아쉬웠던 우리카드, 2위 경쟁도 멀어졌다

양 팀 통틀어 최다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이크바이리(22득점)다. 게다가 후위공격 9개, 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4개로 개인 3호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블로킹, 서브 에이스 각각 3개 이상)을 작성했다. 올스타전 서브 콘테스트에서 정상에 오른 이유를 5라운드 첫 경기부터 증명해 보였다.

국내 선수들도 이크바이리의 옆을 든든하게 지켜주었다. 공격 성공률이 무려 90%에 달했던 김정호(11득점), 서브 에이스 1개를 포함해 7득점을 기록한 신장호, 블로킹을 2개씩 기록한 하현용(6득점)과 김준우(5득점) 등도 팀 승리에 기여했다.

반면 아가메즈가 단 8득점을 뽑는 데 그친 우리카드는 나경복(12득점), 김지한(10득점) 등 주전급 선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팀 공격 성공률이 42.42%로 삼성화재(58.06%)와 큰 차이를 보인 점을 감안할 때 특정 선수에게만 패배의 책임을 돌릴 수는 없었다. 대체로 모든 선수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달 31일 KB손해보험전 이후 이틀만 쉬고 경기에 돌입해 삼성화재보다 체력적으로 불리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카드만 힘든 것이 아니다. 이틀 쉬고 경기를 치르는 스케줄을 소화할 때면 모든 팀들이 피로감을 호소한다. 봄배구에 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삼성화재에 패배한 우리카드는 2위 경쟁에서 멀어졌다. 자연스럽게 남자부 순위권 판도는 대한항공(19승 6패 승점 55)과 현대캐피탈(16승 9패 승점 49)의 '2강' 구도, 우리카드부터 한국전력(11승 14패 승점 35)까지 세 팀의 3위 경쟁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4위 OK금융그룹(12승 13패 승점 37), 5위 한국전력 입장에서는 지금이 3위와의 거리를 좁히거나 혹은 뒤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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