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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초대 우승 사령탑' 김영덕 전 감독 별세

[KBO리그] 현역 시절 실업야구서 활약, 프로에서 사령탑으로 이름 알려...향년 87세

23.01.22 08:26최종업데이트23.01.2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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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가 출범한 1982년, OB 베어스(現 두산 베어스)를 정상으로 이끌었던 '초대 우승 사령탑' 김영덕 전 감독이 21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김 전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야구계는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과거 감독으로 몸 담았던 두산, 한화 이글스(당시 빙그레 이글스)는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에 김 전 감독을 추모하는 게시물을 게재했다.
 
 김영덕 전 감독이 OB 베어스의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의 모습

김영덕 전 감독이 OB 베어스의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의 모습 ⓒ 두산 베어스

 
김영덕 전 감독은 어떤 인물인가

1936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김 감독은 난카이 호크스(現 소프트뱅크 호크스) 유니폼을 입고 1956~1963년 투수로 활약했다. 1964년에는 국내 실업야구 무대를 밟은 이후에는 대한해운공사-크라운맥주-한일은행를 거쳤다.

김영덕 감독과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원로 야구인들은 그의 공이 뛰어났다고 이야기했다. 김 전 감독은 자신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블을 비롯해 싱커, 포크볼 등을 구사했다. 당시 변화구에 대처하기 어려웠던 국내 타자들에게는 '경계대상 1호'나 다름이 없었다.

선수 시절 자신의 마지막 팀이었던 한일은행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장충고등학교와 북일고등학교 감독을 역임했다. 그리고 KBO리그 출범과 동시에 OB 베어스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하게 됐다.

2년간 OB 선수들을 지도한 김영덕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빙그레 이글스에서도 지휘봉을 잡다가 1996년 LG 트윈스 투수 인스트럭터, 1997~1998년 LG 퓨처스팀 감독으로 지도자 경력을 이어갔다.

실업야구, 고교야구까지 포함하면 지도자로 지낸 시간만 무려 20년이 훌쩍 넘는다. 프로 무대서 선수로 뛴 적은 없지만, 한국 야구의 '기술적인 발전'에 있어서 이바지한 야구인이었다. 40년이 넘는 KBO리그 역사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이유다.
 
 김 전 감독은 종종 한화의 홈 경기 시구자로 나서며 자신의 근황을 팬들에게 알렸다.

김 전 감독은 종종 한화의 홈 경기 시구자로 나서며 자신의 근황을 팬들에게 알렸다. ⓒ 한화 이글스

 
논란도 있지만... 최고의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특히 김영덕 감독 체제를 경험한 팀들은 하나같이 좋은 성적을 냈고, 강팀 반열에 올라섰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자신의 첫 프로 팀이었던 OB만 봐도 KBO리그 초대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는 수백 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을 역사다.

1984~1986년에는 사자군단의 수장이 되어 두 차례의 한국시리즈 진출, 한 차례의 통합 우승을 이뤄냈다. 당시 전기리그, 후기리그 모두 1위를 차지했던 삼성은 한국시리즈를 치르지 않고서도 정상에 올랐다.

빙그레로 팀을 옮긴 이후에도 김영덕 감독의 지도력이 결과물로 나타났다. 감독 부임 후 첫 시즌이었던 1988년부터 1993년까지 팀을 무려 네 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다.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지는 못했어도 1986년에 창단한 팀이 단기간에 강팀으로 거듭난 만큼 지금까지도 한화 팬들은 김 전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1984년 전기리그 우승 이후 후기리그가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한국시리즈를 앞둔 삼성이 '져주기 의혹'에 휩싸였다. 비교적 까다로운 OB 대신 해 볼만한 상대라고 판단한 롯데와 맞붙고 싶었던 김 전 감독이 논란의 중심에 선 사건이었다.

그러나 지도자로서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이다. 통산 성적 1207경기 707승 20무 480패(승률 0.596), 역대 최소 경기 600승(1004경기) 등 감독으로서 그보다 뛰어난 성적을 남긴 지도자는 그리 많지 않다.

2015~2021년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며 명장 반열에 오른 김태형 전 감독(현 SBS스포츠 해설위원)도 김영덕 전 감독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5월 4일 1032경기 만에 600승(17무 415패)을 달성했는데, 이는 '최소 경기 600승' 2위에 해당한다.

야구인들에게, 또 팬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던 김 전 감독의 열정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고인의 빈소는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분당서울대병원에 마련됐고, 발인은 25일 오전 10시 30분이다.
 
 21일 오후 한화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에 게재된 김영덕 전 감독 추모 게시물

21일 오후 한화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에 게재된 김영덕 전 감독 추모 게시물 ⓒ 한화 이글스 공식 소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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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BO리그 김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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