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랜드를 찾아서포스터
브에나비스타코리아
천재작가의 답답한 일상
영화는 배리(조니 뎁 분)의 실패로부터 시작한다. 여러 연극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천재라는 명성을 얻은 배리지만, 그의 신작은 여지없이 실패한다. 요즘 말로 하면 '폭망', 첫 공연부터 관객들은 대놓고 형편없는 연극이었다는 평가를 감추지 않는다. 당장 다음날 아침 신문엔 배리의 실패가 큼지막하게 실린다. 가정부는 그 기사만 쏙 오린 채로 산책을 나가는 그에게 들려준다.
커다란 개 포르도스와 함께 산책을 나간 공원에서 배리는 실비아(케이트 윈슬렛 분)와 그녀의 네 아들을 만난다. 병으로 남편을 잃은 실비아는 재력가인 친정어머니에게 의지해 겨우 살아가고 있는 것인데, 넷이나 되는 아이를 추스르랴 집안일을 하랴 정신이 없다. 이날도 아들들은 천방지축으로 뛰노는데 그러다 배리와 인연을 트게 되는 것이다.
배리는 여러모로 특별한 인간이다. 거침없이 행동하는 듯하면서도 어딘지 두려움도 많아 보이는 그는 왠지 모르게 어린 아이를 닮아 있다. 그는 아내인 매리(라다 미첼 분)와 함께 있을 때마다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마치 선생과 학생이나 엄마와 아들 같은 권력관계가 느껴지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픈 야망을 감추지 않는 매리와 달리 배리는 즉흥적이고 재미를 좇는 인간이다. 매리 앞에 서면 배리는 움츠러들기 일쑤이고 좀처럼 마음을 편히 내놓지 못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