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엘리어트>는 단 500만 달러의 제작비로 1억 달러가 넘는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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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이름이 제목인 영화가 가진 우직한 힘
감독이나 제작사에서는 영화 촬영이 모두 끝난 후에도 제목에 대해서는 끝까지 고민을 거듭한다. 때로는 영화의 제목이 흥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로는 복잡한 고민 없이 주인공 이름을 영화의 제목으로 짓는 경우도 있다. 주인공 이름을 영화의 제목으로 지으면 제목선정에 고민을 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관객들에게 직관적이고 우직하게 영화의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199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색상 등 무려 6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톰 행크스 주연의 <포레스트 검프>였다. <포레스트 검프>는 경계선 지능을 가졌지만 열정 넘치고 순수한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가 성장하면서 미국의 역사적 사건들을 경험하는 내용으로 진행되는 영화다. 따라서 캐릭터 이름인 <포레스트 검프> 만큼 적절한 제목을 찾기는 힘들다.
자식처럼 키우던 강아지가 살해 당하면서 피의 복수를 시작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액션 스릴러 <존 윅>도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제목과 내용이 찰떡 같이 어울리는 작품이 됐다. 맷 데이먼의 첩보 영화 시리즈 역시 <본 아이덴티티>,<본 슈프리머시>,<본 얼티메이텀>이란 제목으로 개봉했다가 2016년 맷 데이먼이 9년 만에 컴백한 작품에서는 주인공 이름인 <제이슨 본>이라는 제목을 사용했다.
프랑스의 뤽 베송 감독은 유난히 주인공 이름을 영화 제목으로 자주 정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뤽 베송 감독이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레옹>을 비롯해 <레옹>이 나오기 전 뤽 베송 감독의 대표작이었던 <니키타>, 한국배우 최민식이 악역 미스터 장을 연기했던 <루시> 등이 대표적이다. 뤽 베송 감독의 최신작 <안나> 역시 사샤 루스가 연기한 킬러의 이름에서 따온 제목이다.
한국 영화 중에서도 종종 캐릭터 이름을 제목으로 한 영화들이 있었다. 이준익 감독의 <동주>와 <박열>, 송해성 감독의 <역도산>처럼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실존인물이 주인공인 작품에서 캐릭터 이름을 영화 제목으로 사용했다(물론 역도산의 본명은 김신락이다). 2008년에 개봉했던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 1-1> 역시 관객들에게 깊이 각인된 강철중이라는 주인공 이름을 부제로 사용하면서 영화가 주는 강렬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소년의 꿈과 노력, 정치적 메시지까지 담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