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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반등 요소, 냉정한 현실 마주한 두산

[KBO리그] 5일 키움전서 뼈아픈 역전패, 9위 추락 가능성도

22.07.06 09:15최종업데이트22.07.0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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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매치업에서는 불리했지만, 경기 과정만 보면 반드시 잡았어야 하는 경기다. 두산 베어스에게는 '악몽 같은' 화요일 밤이었다.

두산은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정규시즌 10차전에서 3-4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5연패에 빠진 8위 두산과 최하위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이긴 9위 NC 다이노스의 격차는 1.5경기 차까지 좁혀졌다.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3개만 치고도 이길 수 있는 기회가 1년에 그리 많이 찾아오진 않는다. 당장 연패를 끊는 게 필요했던 두산은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면 기분 좋게 한 주를 시작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5일 키움전에서 9회초 뼈아픈 실책을 범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두산 내야수 강승호 ⓒ 두산 베어스


경기 후반 아슬아슬했던 리드

4회말 상대 선발 안우진으로부터 양석환이 투런 아치를 그려내면서 기선제압에 성공한 팀은 두산이었다. 정수빈, 박계범, 허경민 등 경기 초중반 곳곳에서 좋은 수비를 보여준 야수들은 선발투수 이영하의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문제는 이영하가 내려간 이후였다. 주 2회 등판이 유력한 이영하의 투구수가 90개를 넘자 두산 벤치가 움직였고, 결국 6회초 1사 1, 2루에서 불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승리를 위해 구원투수들이 잡아야 하는 아웃카운트 개수는 무려 11개였다.

이 때문이었을까,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정철원이 키움의 6번타자 이병규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이영하의 승계주자 한 명이 홈으로 들어왔다. 여기에 5회 말부터 침묵을 이어간 두산 타선은 8회 말까지 추가점 없이 안우진의 호투에 꽁꽁 묶였다.

김태형 감독은 마무리 역할을 해줘야 하는 홍건희를 8회 초에 등판시키는 초강수를 두었다. 지난 달 26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일주일 넘게 등판하지 않아 홍건희가 충분히 힘을 비축했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그러나 두산의 시나리오는 단 한 순간에 나온 실책으로 틀어지고 말았다.

2사 1루서 김준완, 이용규의 연속 안타로 2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한 홍건희는 이정후에게 땅볼을 유도하는 듯했는데, 타구를 잡은 2루수 강승호의 악송구로 1루수 양석환이 포구하지 못했다. 그 사이 키움은 두 명의 주자가 득점에 성공해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이후 송성문의 1타점 적시타와 양석환의 솔로포로 한 점씩 주고 받은 두 팀의 시리즈 첫 경기는 그렇게 키움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키움은 무려 9연승을 내달린 반면 눈앞에서 승리가 날아간 두산 입장에서는 홍건희가 무려 39구를 던진 경기에서 리드를 지키지 못한 만큼 충격은 더 컸다.
 

한 주의 시작을 알리는 화요일, 홍건희는 무려 39구를 던졌지만 팀을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 이것이 두산 불펜의 현주소다. ⓒ 두산 베어스


PS 탈락 현실로 다가온다

주전 외야수로 활약하던 김인태와 안권수가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했고,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가 제구 난조 속에 퇴출 수순을 밟고 있어 현재의 팀 전력이 완전체라고 할 수는 없다. 문제는, 지금의 두산을 완전히 바꿀 만한 반등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정철원을 비롯해 2군에서 어느 정도 선수들을 콜업하면서 재미를 봤다. 그러나 이것도 한계가 있다. 결국 팀 내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선수들의 활약이 필수적인데, 잘하는 선수를 찾는 것보다 부진에 빠진 선수를 찾는 게 더 쉬울 정도로 대체적으로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양석환, 정수빈, 허경민 등 주전급 선수들도 하나둘 돌아왔으나 이도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진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비에 있어서 매년 빈 틈을 보이지 않던 두산(70개)이 올해는 한화(82개) 다음으로 많은 실책을 기록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이후 처음으로 가을야구에 가지 못하는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반기가 끝나기 전에 9위로 내려갈 수도 있다. 결국 수 년간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않은 결과가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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