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본문듣기

넓어진 구장 때문일까... '홈런 0개' 손맛 보지 못한 롯데

[KBO리그] 시범경기 개막 이후 홈 7경기서 홈런 0개... 바뀐 환경 무시 못해

22.03.23 09:59최종업데이트22.03.23 09:59
원고료로 응원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갖는 만큼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과정 면에서 특이점이 발생한다면 되짚어보는 것은 필요하다. 현재 롯데 자이언츠가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롯데는 22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4-5로 역전패했다. 5회말까지 3-0으로 앞서고 있다가 김도규와 나원탁의 부진으로 6회초에만 5실점을 기록한 게 다소 뼈아팠다.

눈에 띄는 것은, 양 팀 통틀어 홈런은 1개도 나오지 않았다. 롯데가 기록한 장타는 6회말 장두성이 기록한 3루타 1개가 전부였고, NC 타선에서는 4개의 2루타를 만들었다. 달라진 야구장 환경이 경기 내용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2루타는 있었으나 22일 NC전까지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한 롯데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 ⓒ 롯데 자이언츠


피터스도 아직 잠잠... 7경기서 침묵 이어간 롯데

선수들이 새 시즌을 준비하는 동안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겨우내 투수 친화적인 구장으로 탈바꿈하는 공사가 진행됐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가운데 펜스까지의 거리는 118m→120.5m로 확대됐으며, 좌우측 펜스(95m→95.8m) 역시 변화가 있었다.

높기로 소문난 사직구장의 펜스는 4.8m에서 6m로 더 높아졌다. 지난해 같았으면 홈런이 될 타구가 올핸 2루타나 3루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투수들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겠지만, 타자들에게는 달라진 환경에 대한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사직구장에 넘어오고 나서 구장에 적응한 지 2주가 흘렀으나 시범경기에서 손맛을 본 타자는 아직 없다. 23일 현재 롯데는 10개 구단 중에서 유일하게 팀 타율 3할을 넘긴 팀(0.329, 전체 1위)인 반면 유일하게 홈런 없이 침묵한 팀이기도 하다.

올 시즌 타선에 힘을 실어줄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도 18타수 6안타(2타점) 타율 0.333으로, 홈런과 3루타 없이 2루타만 2개를 때렸다. 한방이 있는 이대호, 전준우 등 국내 타자들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시범경기 개막 이후 22일 NC전까지 7경기 모두 사직구장에서 소화했고, 22일에는 올해 처음으로 야간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팀이 원했던대로 모든 타자들이 2주 만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체감했다.
 

겨우내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된 사직구장은 투수 친화적인 구장으로 탈바꿈했다. 시범경기부터 어려움을 겪는 타자들이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을까. ⓒ 롯데 자이언츠


아직 섣부른 판단은 일러...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굳이 투-타 기록을 함께 보자면, 무홈런에 그친 타선에 비해 투수들이 4개의 홈런을 내줘 구장 환경 변화로 완전히 이득을 보진 못했다. 팀 평균자책점(4.14, 전체 7위) 역시 10개 구단 평균(3.87)보다 조금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구장 변화에 대한 손익 계산을 하기에는 다소 이른 시점이다. 시범경기의 특성상 대체로 낮 경기가 열리면서 날씨가 쌀쌀하다는 점, 또한 타자나 투수 개개인의 컨디션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적절한 비교를 위해 요구되는 표본이 적다.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KT 위즈와 2연전이 남아있을 뿐만 아니라 정규시즌 72경기 중에 아직 한 경기도 치러지지 않았다. 한두 달 정도 결과를 지켜보고 이를 따져봐도 결코 늦지 않다는 것이다.

올 시즌 '빅볼'보다는 '스몰볼'에 가까운 야구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에게 홈런이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타자들이 치는 것에 비해 투수들이 내주는 홈런 개수가 많아지면 곤란해진다. 구장 공사로 인한 효과를 누리려면 타자들의 분발이 요구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KBO리그 사직구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