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시사기획 창> '암수범죄, 아동학대를 부검하다' 편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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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아동학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은밀하게 벌어지다 보니, 학대 사실을 파악하기조차 어렵다. 즉 아동학대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높다. 아동학대는 어느 정도고 아동학대에 대한 대책은 없는 것일까?
지난 6일 KBS 1TV <시사기획 창>에서는 '암수범죄, 아동학대를 부검하다' 편이 방송되었다. 경남의 한 무용학원에서 일어났지만 은폐되었고 사건 발생 5년 만에 밝혀진 아동학대 살인 사건으로 시작한 이 날 방송에서는 아동 전문가와 함께 최근 2년 동안 법원의 1심 형사 판결문 1,400여 건을 전수 분석해 아동학대가 끊이지 않는 이유를 진단하고 해외 사례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하는 내용을 담았다.
방송에서 다 하지 못한 취재물이 있을 것 같아 지난 8일 '암수범죄, 아동학대를 부검하다' 편을 취재한 이형관 KBS 창원총국 기자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이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지난 6일 방송된 KBS 1TV <시사기획 창> '암수범죄, 아동학대를 부검하다' 편을 취재 하셨잖아요. 방송 끝낸 소회가 어떠세요?
"판결문 내용 속에 있는 아이들 피해 사실을 확인하는 것도 괴로운 일이라서 저희가 하면서도 힘들었던 아이템이었어요. 어쨌든 방송은 끝냈는데 저희가 방송 나간 날에도 아동학대 사건 관련된 뉴스가 터졌어요. 그러니 이게 어려운 문제고 바꾸기가 힘들다란 생각에 무거운 마음을 갖고는 있죠."
- 아동학대 문제는 어떻게 취재하게 되셨어요?
"작년 10월쯤 아동학대 사건 관련된 제보가 왔어요. 그거 관련해서 뉴스를 만들기 위해 취재를 했죠. 언론에서 아동학대 아이템 다루는 방식이 제보가 오면 피해 사실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고 향후 진행 상황 쫓아가는 정도에 그치거든요. 그렇다 보니 한번 아동학대 관련 아이템을 하고 금방 잊히기 마련이에요. 때문에 이게 구조상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면 아동학대 범죄가 왜 반복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뉴스에 나오는 사건 말고도 심각한 아동학대 사건이 있지 않을까 알아보게 됐어요. 그래서 판결문을 한번 전수 분석 해보자고 해서 시작하게 됐죠."
- 기자님은 평소 아동학대 문제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꾸준한 관심을 갖지는 못했어요. 아동학대 관련 신고 전화번호가 112인데요. 사실 저는 그것도 잘 몰랐어요. 제가 아는 수준도 뉴스에 나오는 아동학대 사건 정도였죠."
- 그럼 취재하며 생각이 달라진 부분 있나요?
"일단은 저도 뉴스에 나오는 사건들이 아동학대 사건의 대부분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은 사건들이 굉장히 많았고요. 신체적 학대가 제가 알고 있는 학대의 전부였던 것 같은데 아이를 방치하거나 아니면 욕설 하거나 소리 지르는 것도 다 학대 범죄에 포함됩니다. 이것도 분명히 법에서 규정하는 학대이기 때문에 이런 것들에 대해서 제대로 알게 됐던 것 같아요."
- 학대와 체벌은 전혀 구분되지 않나요?
"체벌하면 학대입니다. 민법상 지금 징계권도 삭제가 됐기 때문에 아이를 징계하거나 처벌할 수 없어요. 아동복지법상 금지된 행위인 거고 다른 훈육 방법들이 필요한 거죠."
- 방송에 가장 먼저 소개된 게 김보라(가명) 양 사건이었어요.
"경남의 한 무용학원에서 있었던 사건이고요. 무용수를 꿈꿨던 10대 소녀들이 있었어요. 보라는 맏언니였어요. 이 친구가 무용도 잘하고 춤도 잘 췄던 아이인데 언젠가부터인지 낯빛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던 거죠. 그리고 학교를 갑자기 자퇴한 후 2013년 어느날 보라 양이 무용학원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이 됐었죠. 당시 국과수 부검까지 거쳤지만 사인을 알 수 없는 단순 변사 사건으로 종결이 됐어요. 그 이후 5년 뒤에 익명 신고를 통해 사건 재수사에 들어갔고 알고 봤더니 무용학원 원장이 수년간 학대를 지속해 왔고 사망의 원인이 됐던 학대가 물고문이었다는 거죠."